김성윤 기자의 면 이야기
2017-02
글 조선일보 김성윤 기자
스파게티 한 접시 먹어보지 않은 대한민국 국민은 없지 않을까? 그만큼 이탈리아음식은 우리에게친숙하다. 이토록 사랑 받는 이탈리아음식을 본토 사람들은 어떻게 만들어 먹고 사는지 궁금해 2010~2011년 1년 동안 이탈리아로 연수를 다녀왔다. 슬로푸드협회에서 만든 ‘미식학대학(University of Gastronomic Sciences)’의 1년짜리 석사과정 ‘음식문화와 커뮤니케이션(Food
2017-01
글 조선일보 김성윤 기자
쌀국수는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시아와 중국 남부 지역에서 밥만큼이자 즐겨 먹는 주식이다. 쌀국수를 만들려면 우선 쌀을 곱게 가루 내야 한다. 쌀가루를 물과 섞어 우유처럼 뽀얀 쌀가룻물을 만들어 뜨겁게 가열한 금속판 위에 전 부치듯 얇게 편다. 꾸둑꾸둑 마르면 판에서 떼어내
2016-12
글 조선일보 김성윤 기자
라멘은 자극적이고 강렬하다. 일본요리라고 했을 때 흔히 떠올리는, 담백하면서도 깔끔한 음식과는 전혀 다르다. 국물은 기름지고 농후하다. 국수는 매끄럽고 쫄깃하다. 인간의 미각을 노골적으로 유혹한다. 위험하지만 빠져들 수밖에 없는 치명적 매력의 팜므파탈(femme fatale) 같다. 재료 자체의 맛을 최대한 살려내는 담백한 맛을
2016-11
‘뭐 이런 동네가 있나?, 일본 가가와(香川縣)현에 갔을 때 들었던 이런 의문이다. 논 한가운데 우동집이 태연하게 서 있고, 좁은 길을 따라 30여 분을 산속으로 들어가면 우동가게가 갑자기 나타난다. 산을 넘어도
2016-09
후루룩 빨아올린 면발이 매끄럽고 부드럽고 따뜻하다. 소양지와 사태, 사골로 끓인 국물은 구수하면서도 시원하다. 미소가 입가에 스르르 번진다. 법가에서는 국수를 ‘스님을 미소짓게 만든다’는 뜻으로 승소라 부른다. 스님이 아닌 범인(凡人)도 매혹시키는
2016-08
유구한 한국 식문화 역사에서 아주 오랫동안 국수는 메밀로 만드는 음식이었다. 밀가루 국수가 대세가 된 건 비교적 최근 그러니까 1960년대부터로 약 50년에 불과하다. 서늘하고 건조한 기후에서 잘 자라는 밀은 덥고
2016-06
차가운 육수에 메밀향 그윽한 냉면은 무더운 여름 특히 생각나는 면요리이다. 본래 냉면은 추운 겨울이 제철이요 제 맛이다. 하지만 무더위를 식혀주는 별미로 냉면만한 게 없는 것도 사실이다. 본래 평안도와 황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