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이상 전통을 이어 오고 있는 소바 맛집 BEST 3
일본 소바는 그야말로 영혼을 담은 장인 정신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메밀을 고르고, 메밀을 가루로 만들어 반죽하는 그 시간과 정성은 대대로 이어져 오며 전통의 방식을 지키고 있다. 무려 500년을 한 자리에서 소바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역사와 전통의 소바 명문부터 적어도 100년 이상을 소바에 매진하고 있는 여러 맛집까지 있다. 100년 이상 이어 오고 있는 소바 맛집을 소개하고 독자 여러분들의 일본 여행에 식도락의 즐거움과 의미를 전달하고자 한다. 단, 줄을 많이 서서 기다려야 한다는 단점은 식도락의 어쩔 수 없는 그늘이다. 01 혼케 오와리야 本家尾張屋(ほんけおわりや, Honke Owariya) –
소바마에 김철주 사장님
소바마에 김철주 사장님 몇 년 전 부터 성수동에 소바 전문점의 동영상이 숏츠에 등장하더니 일반인들은 물론 인플루언서들의 방문 후기가 늘어나기 시작한 곳이 있다. “소바마에”는 우리나라 식으로 표현하자면 “선주후면(先酒後麵)”의 뜻으로 면을 먹기 전에 가볍게 술을 한 잔 곁들이는 일본식 식문화이기도 하다. 가게를 오픈한 지 4~5년 남짓 되었는데 2호점(소바마에 니고)을 내고 줄을 세우고 있다. 일본에서 사업가로 30년을 살다가 한국에 돌아와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 김철주 사장님의 이야기는 차분하고 강직하면서도 부드러웠다. 그리고, 인터뷰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한 마디를 지울 수 없었다. “소바는 혀가 아니라 코로 먹는다. 소바의 향은 먹을 때 보다 반죽할 때 가장 많이 느낄 수 있다. 땅콩냄새 같은 메밀 향을 맡는다는 것이
면(麵)과 과학이야기 – 슈퍼푸드 메밀의 건강
슈퍼푸드 메밀의 건강 건강과 음식은 분리된 개념이 아니다. 우리 선조들의 문헌에 나오는 ‘신토불이(身土不二)’는 땅과 몸이 다르지 않다. 즉 땅에서 나오는 식재료가 우리 몸을 이룬다는 뜻이다. 영어 표현으로는 ‘You are what you eat’이라는 말로 우리 몸을 이루는 음식과 식재료에 대한 중요성을 말하고 있다. ‘무엇을 먹느냐’의 주제는 내 몸과 건강에 직결된다. 자연의 공기와 흙의 기운을 제대로 받고 살 수 없는 도시인들이 현대의 삶 속에서 전통적인 곡물이나 자연식재료를 다시 주목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 중에서도 ‘메밀(蕎麦, buckwheat)’은 단순한 주식 재료를 넘어선 슈퍼푸드로 크게 각광받고 있다. 그 실체를 자세히 알고 나면 우리의 생각보다 우리의 상상보다 더 큰 영양과 숨은 성분들의 활약이
처음으로 돌아가는 맛, 소바
단순함이 허락하는 무한한 변주, 자루소바에서 니신소바까지 6월이다. 만물이 뻗치는 기운을 주체 못해 사방으로 피어나고 자라는 계절이다. 발길 닿는 대로 여행을 떠나는 이에게도, 사무실에 틀어박혀 온종일 밀린 일을 처리하는 이에게도 달력은 똑같이 넘어가지만, 이 계절이 주는 혜택은 공평하지 않다. 제법 따가워진 햇살과 구름 한 점 없는 멋진 날씨를 즐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녹음과 파도가 부르는 산으로 바다로 떠나는 것일 테다. 하지만 중간고사가 돌아오듯 상반기 결산의 시기가 돌아온 6월의 직장인에게 허용된 계절의 선물은 단골 식당이 개시한 계절 메뉴 정도다. 이럴 때는 회사 앞 식당 문에 나붙은 계절 메뉴 안내도 엔터테인먼트요, 위안이 된다. 그리고 이토록 유혹적인 날씨에도 일터에 붙잡혀 있는
일본 현지 취재 – 효고현 단바 소바 가도를 가다
소바라는 식물은 화산재로 덮여 있거나, 한랭하거나, 이른바 "메마른 땅", "황폐한 토지"라 불리는 토양에서 잘 자란다. 일본은 열도의 중앙에 커다란 산맥이 이어진 지형이라 쌀이나 밀을 재배하기 어려운 산간 지역에서 예로부터 소바가 재배되어 왔다. 일본 알프스라 불리는, 해발 3,000m를 넘는 산들을 가진 나가노현이 "일본 최고의 소바 고장"으로 알려진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화산과 산이 많은 일본에는 전국 각지에 소바 산지가 존재한다. 또 사람들이 오가는 가도(街道) 주변에는 자연스럽게 소바 가게들이 모여들었고, 어느새 그러한 지역을 "소바 가도(そば街道)"라 부르게 되었다. 가장 유명한 소바 가도는 야마가타현에 있지만, 그 외에도 전국에 여러 곳이 있다. 이번에는 그 중에서도 교토부 중부와 효고현 북동부에 걸쳐 있는 "단바(丹波)
비교하며 먹는 맛 – 소바의 디테일을 씹다
소바 한 그릇 안에는 수많은 디테일과 정성이 숨어 있다. 메밀이라는 재료 하나를 중심으로 색, 향, 육수, 조리 방식, 가공 형태에 따라 전혀 다른 맛의 세계가 펼쳐진다. 흔히 "메밀국수는 비슷하지 않나?"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조금 더 비교하며 먹다 보면 소바는 입안에서 느끼는 예술임을 알게 된다. 소바의 미묘한 차이를 분석하며 색이 다른 메밀, 방식이 다른 국물, 그리고 생면과 건면의 물성 차이가 어떻게 한 끼 식사의 품격을 결정짓는지 알게 되면 우리의 식탁이 더 풍성해질 것이다. 껍질을 함께 갈아서 검은 빛을 띠는 검은메밀면 (상단), 껍질을 빼고 알맹이만 갈아서 만든 흰 메밀면 (하단) 검은 메밀면과 흰 메밀면의 차이 소바의 색은
소바반죽의 황금비율
메밀가루의 가수율은 같은 종목이라도 분말의 상태나 칠 때의 기온, 습도로 몇 퍼센트의 차이가 나오기 때문에 언제나 똑같을 수가 없다. 같지 않다. 특히 습기가 많은 여름철은 다른 계절보다 가수율이 낮아지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소바는 손의 감각이다. 아무리 가수율을 맞추더라도 매일매일 반죽을 뭉치고 밀고 썰어내는 장인의 손길만큼 정확한 수치는 없을 것이다. 일본의 전통 면 요리인 소바(蕎麦)는 단순한 메밀면을 넘어 깊고 깊은 자신만의 세계를 품고 있다. 특히 ‘면’이라는 단순한 요소 하나에 담긴 정성과 과학, 그리고 철학은 오랜 세월 동안 전통을 이어온 장인들의 손끝에서 완성된다. 그 중에서도 소바 반죽의 비율에 담긴 황금 공식과, 그것이 왜 ‘하치와리(八割, 8:2 비율)’라는 이름으로 불리는지, 그리고 그
소바를 알게 되었을 때 비로소 보이는 소중한 것들
에도시대 「야키하치만 축제」, 카와가와 쿠니 사다미 作 소바를 포장마차에서 판매하고 있는 그림이다. 점포형 소바 가게를 소개하는 그림 @오타기념 미술관 막부 말, 에도의 마을에는 700채 이상의 소바 가게가 있었다고 할 정도로, 음식점으로서 상당한 점포수가 있었다. 소바, 알고 먹으면 약이다 일본에서 소바는 오랜 시간 동안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시대의 흐름 속에서 탄생한 지혜로운 음식으로 자리잡아 왔다. 에도 시대(1603–1867), 일본에서는 ‘밥과 반찬’이라는 구성의 식사가 일반화되었고, 기술의 발달로 백미가 널리 보급되었다. 백미는 하얗고 부드러운 식감으로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았지만, 그 뒤편에는 뜻밖의 그림자가 있었다. 영양소가 제거된 정제 쌀의 과도한 섭취는 비타민 B1 결핍을 불러왔고, 이는 ‘각기병’이라는 질병으로
백년 동안 3대를 이어 온 ‘겐지소바’ 토리쿠라 소이치
소바 장인이자 연구자인 「겐지소바」 토리쿠라 소이치씨를 직접 만났다 소바에는 크게 두 가지 종류가 있다. 대량 생산된 기계제면 소바와, 수제 소바다. 외식업체에서도 기계제면 소바를 제공하는 곳과 수제 소바를 제공하는 곳 둘 다 있지만 수제 소바 전문점은 규모가 작고 가격도 비싸다. 일본인에게 수제 소바는 조금 특별한 존재다. 소바는 우동이나 라멘보다 더 고상한 이미지를 주곤 한다. 그 이미지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 소바를 손수 만드는 장인의 고집과 고고한 자세, 그런 "장인"의 모습이 소바의 이미지를 한층 끌어올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오사카 최대 번화가인 난바 한가운데에는 "겐지소바(源氏蕎麦)"라는 소바 가게가 있다. 작은 가게 안에는 주인이 소바를 직접 만드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창업한 지 100년 가까이
공주 짬뽕로드 BEST 5
공주는 백제의 고도로 유명한 역사 도시다. 박찬호와 박세리처럼 설명이 불필요한 선수들의 고향이기도 하다. 그리고, 공주는 의외로 짬뽕의 명소다. 반세기 넘는 전통의 노포부터 현지인들이 줄 서서 먹는 숨은 맛집까지 이번 기획에서는 공주에서 꼭 들려야 할 짬뽕 맛집 5곳을 엄선해 소개한다. 클래식한 옛날 짬뽕부터 마니아들이 극찬하는 화끈한 불짬뽕까지, 짬뽕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절대 놓칠 수 없는 명소들이다. 유적지 만큼이나 유명한 맛집들이 있는 곳. 공주로 떠나는 얼큰한 한 그릇의 여행, 짬뽕 투어를 시작해보자. 01 동해원 “맑은 국물의 깊은 맛을 자랑하는 50년 전통의 짬뽕 맛집” 공주시 중동에 위치한 '동해원'은 1973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