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상 기자(前 중앙일보 음식전문 기자)의 맛탐험 세계 名국수 : 밥만 먹고 못산다, 후루룩 대한민국
밥만 먹고 못산다, 후루룩 대한민국누구에게나 친숙한 우리네 국수 이야기 지난달 27일 오후 1시쯤 함흥냉면 골목으로 불리는 서울 오장동 거리, '흥남집', '함흥냉면집', '신창면옥' 등 냉면집 세곳 모두 북새통이다. 집집마다 현관에는 냉면을 먹고 나오는 사람과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뒤엉켜 시장통을 방불케 할 정도다. 간신히 안으로 헤집고 들어가 보니 종업원들이 냉면 쟁반을 들고 이리저리로 분주하게 움직인다. 저렇게 바삐 움직이다가 혹시 넘어지지나 않을까 걱정스럽다. 그래도 냉면을 받아들고 열심히 "쭈욱 쭈욱" 면발을 빨아들이는 사람들의 모습은 무척 만족스러운 듯하다. "우리 식구들은 워낙 국수를 좋아해 일주일에 한두번은 냉면이나 칼국수로 식사를 합니다.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기도 하지만 오늘처럼 가족 나들이 삼아 별식으로 즐기기도 하지요." 오랜만에 짬을 내
유지상 기자(前 중앙일보 음식전문 기자)의 맛탐험 세계 名국수 : 베트남’포’- 태국’팟타이’
클린턴도 후루룩 지난달 29일 일터로 향하는 사람들로 분주한 베트남 호치민 시내의 한 거리. 오전 7시를 갓 넘은 시간임에도 쌀국수를 파는 행상들이 벌써 길가 여기저기에 판을 벌이고 있다. 양쪽 바구니에 쌀국수 재료를 나눠 담은 '가인(한쪽 어깨에 메는 천칭 저울을 닮은 베트남식 지게)'마다 쪼그리고 앉아 쌀국수를 후루룩 빨아들이는 사람들로 빼곡하다. 요리조리 피해 걷기도 부담스러울 정도다. 노란 아오자이를 입은 베트남 여인은 이것저것 쌀국수 재료를 사 비닐봉투에 담아 오던 길로 되돌아간다. 이틀 전 방콕 시내의 밤거리. 대로변 인도를 따라 간이 식탁이 줄지어 있다. 한쪽엔 큰 알루미늄 통을 실은 손수레에서 하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지나가던 사람이 어묵.고기.채소 등을 골라 손가락질해 가며 주문하자 잠시 뒤
유지상 기자(前 중앙일보 음식전문 기자)의 맛탐험 세계 名국수 : 면의 천국 일본을 가다
"손가락을 크게 벌려 오른쪽으로 빠르게 돌리세요. 밀가루와 소금물이 제대로 섞이지 않으면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사누키 우동의 면발이 만들어지지 않아요." 不虛傳 … "일본도 한가락 하네" 처음엔 소금물이 닿은 밀가루만 질퍽하게 큰 덩어리를 이루더니 시간이 지날수록 마른 밀가루를 흡수하며 잔 밀가루 덩어리로 바뀌었다. 하얗던 밀가루 색깔이 노랗게 달라졌다. "밀가루와 소금물이 잘 혼합된 것은 노란색으로 변합니다. 이 과정이 사누키 면발의 품질을 50% 이상 좌우합니다." 그제서야 목소리 톤이 올라간 까닭을 이해했다. 지난달 30일 사누키 우동의 발상지인 일본 시코쿠(四國)섬 가가와(香川)현의 한 우동공장에서 열린 '사누키 손우동 체험 프로그램'에 참가해 직접 우동을 만들어 보았다. 사누키 우동은 면(麵)의 나라 일본에서도 대표로 꼽힌다. 체험의 다음 단계는 잔 밀가루 덩어리를
유지상 기자(前 중앙일보 음식전문 기자)의 맛탐험 세계 名국수 : 면(麵)의 발상지, 중국의 면을 맛보다
'중국에도 자장면이 있는 걸까? 있다면 한국 자장면과 맛이 같을까?' '면발이 굵은 일본 우동을 어떻게 겉을 퍼뜨리지 않고 속까지 쫀득하게 삶아낼 수 있을까?' '태국 사람들은 왜 쌀국수를 만들어 먹을까?' '이탈리아 스파게티와 우리나라 칼국수는 뭐가 다를까?' 면(麵)이 궁금하다. 거리마다 이탈리아 스파게티집.베트남 쌀국수집.일본식 우동전문점 등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1백년 넘은 철가방 속의 자장면도 신선한 해산물이 올라간 고급 스타일로 탈바꿈 중이다. 백화점 식품 코너엔 세계의 온갖 면이 상품화돼 장바구니를 유혹한다. 일반인들도 면에 대한 관심과 궁금증이 커질 수밖에 없다. 중앙일보 'week&'이 면 탐험에 나섰다. 면의 발상지라고 할 수 있는 중국을 필두로 지구촌 곳곳을 찾아 궁금증을 풀어간다. 중국 다음은 라면과 우동의 나라 일본, 밥보다
유지상 기자(前 중앙일보 음식전문 기자)의 맛탐험 세계 名국수 : 입안 가득 씹히는 ‘지중해의 낭만’ 파스타
"체르타멘테, 파스타 디 마리아 에 오티마(역시, 마리아의 파스타가 최고야).""씨, 파스타 디 맘마 에 오티마(예, 엄마의 파스타가 최고지요)." 지난해 12월 17일 로마 시내에서 자동차로 10여 분 떨어진 한 아파트. 닷새 만에 지방 출장에서 돌아온 아빠가 포크에 파스타를 돌돌 말아 입에 넣으며 아내의 솜씨를 칭찬하자 아들이 맞장구를 친다. 부자의 너스레에 파스타 소스처럼 얼굴이 붉어진 마리아. 자리에서 일어나 남편과 아들의 접시에 파스타를 더 덜어 놓는다. 이날 마리아가 준비한 파스타는 참치 스파게티니. 소스는 남편과 아들이 좋아하는 토마토 소스에 해산물인 참치를 넣어 만들었다. 파스타 면은 맛이 잘 배도록 스파게티보다 가는 면발의 스파게티니를 사용했다. 우리에겐 스파게티로 친숙한 이탈리아 면 요리 파스타. 한국의 전통음식처럼 이탈리아의 파스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