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odle Stories

한국 냉면의 계보

By |2024-06-1|Categories: Noodle Stories, Webzine, Webzine Vol 6|Tags: , , , , , , , , , , , , , , , , , , , |

우리나라에서 냉면(冷麵)이라는 단어는 조선 중기 이문건(李文楗)의 《묵재일기(黙齋日記)》 1558년 4월 20일 조에 ‘낮잠을 자다가 일어나 냉면을 먹었더니 발바닥이 차갑다’(寢覺, 乃啗冷糆, 足掌寒矣)는 말 속에 처음으로 등장한다. 하지만 냉면 이전에 냉면을 뜻하는 단어인 냉도(冷淘)가 고려말 이색의 시 ‘하일(夏日)의 즉사(卽事)’에 처음 등장한다. 냉도는 냉도면(冷淘麵)으로 말이 변하고 찬물에 씻는다는 뜻의 ‘도’자가 빠지면서 냉면이란 말로 변한다. 조선시대 내내 평안도의 명물이던 평양냉면과 함경도의 농마국수는 해방 이후 실향민들의 이동과 함께 남한에서 꽃을 피운다. 서울의 평양냉면은 현존 최강의 맛을 자랑한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실향민 중심의 음식에서 전국민의 음식이 되었고 2018년 남북정상회담과 함께 전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차가운 육수에 면을 말아먹는 한국인만의 고유 냉면 문화는 K-food의 한 축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같은 듯 다른 세 나라, 한일중 여름면

By |2024-06-1|Categories: Noodle Stories, Webzine, Webzine Vol 6|Tags: , , , , , , , , |

한일중 세 나라는 같은 듯 다르다. 계절에 따라서 먹는 시식(時食)이 발전했고, 여름이면 더운 밥보다는 시원한 면 요리를 즐긴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얼마나 시원 하느냐, 즉 온도차가 존재한다. 이가 시리도록 차가워야 제 맛, 한국의 여름면 한겨울 장독대에서 꺼낸 동치미는 지금 우리가 김치냉장고에서 꺼내는 그 맛과 다른 맛, 다른 느낌을 준다. 뭐든 확실해야 하는 한국인에게 여름 면 요리는 이가 시리도록 차가워야 한다. 대표적 여름 국수인 평양냉면이 그렇다. 육수 표면이 살얼음으로 덮여 나와야 만족하는 손님이 다수다. 냉면이 이토록 차가울 수 밖에 없는 건 본래 겨울 음식이기 때문이다. 가을에 수확한 햇메밀로 뽑은 국수를 동치미 국물과 소·돼지 등 고기

속담으로 읽는 국수이야기

By |2024-05-1|Categories: Noodle Stories, Webzine, Webzine Vol 5|Tags: , , , , , , |

씹을수록 감칠맛나는 속담 속 국수이야기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오는 짧은 문장의 비유적인 말을 속담이라고 한다. 경험을 통해 얻게 된 삶의 지혜와 교훈, 경계해야 할 일 등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는 말이다. 특정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 사이의 특별한 문화적, 사회적 관념과 태도를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 속담은 우리 조상들이 생활하면서 만들어 낸 것으로 구체적인 사례를 진술하여 추상적이고 포괄적인 의미를 전달한다. 속담은 세상살이의 통념과 지혜를 전하는 동시에 날카로운 해학과 풍자(諷刺)의 의미를 담을 때가 많다. 어떤 일을 경계하는 교화의 의도가 담겨 있는 말이라고 할 수 있다. 삶의 단면을 재치 있게 드러내면서도 이면에 존재하는 권력 관계나 사회적 모순을 비판하기도 한다. 서민의 문화를 생동감

시, 소설로 맛보는 국수

By |2024-05-1|Categories: Noodle Stories, Webzine, Webzine Vol 5|Tags: , , , , |

먹어야만 맛인가? 읽는 것도 맛이 있다! 국수를 소재로 쓴 시나 소설로 식탁 위의 문학 기행을 떠나 보자. 소박한 음식이나 국수 한 그릇엔 정, 그리움, 추억 등이 차고 넘친다. 허기지고 입맛 없을 때 후루룩 먹을 수 있는 국수는 소시민을 대변하는 음식이다. 일상적인 삶과 소박한 정서를 환기시키는 소재로 이만한 음식이 있을까 싶다. 평상이 있는 국숫집 평상이 있는 국숫집에 갔다 붐비는 국숫집은 삼거리 슈퍼 같다 평상에 마주 앉은 사람들 세월 넘어온 친정 오빠를 서로 만난 것 같다 국수가 찬물에 헹궈져 건져 올려지는 동안 쯧쯧쯧쯧 쯧쯧쯧쯧, 손이 손을 잡는 말 눈이 눈을 쓸어주는 말 병실에서 온 사람도 있다 식당

우리나라 대동면지도

By |2024-05-1|Categories: Noodle Stories, Webzine, Webzine Vol 5|Tags: , , , , , , , , , , , , , , , , , , |

다른 계보들도 많지만 이 글은 우리나라 면 맛집을 발품 팔아 모아 둔 박정배 작가의 아카이브라고도 할 수 있는 귀한 자료로 각 지방마다 특색 있는 면을 작가가 직접 맛보고 작가의 견해로 가장 맛있는 맛집을 총망라하였다. 박정배 작가의 개나리 봇짐을 따라 면 맛집 대동여지도 여행을 떠나 보시기 바란다. 왜 냉면이 빠졌냐 라고 물으신다면 다음호를 기대해 달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누들플래닛 웹진 6월호 제목이 “한·중·일 여름면”이니 냉면은 Coming Soon! (편집자 주) 이응희 [옥담시집] 玉潭詩集 “어느 누가 국수를 만들었나 그 맛이 무엇보다 매우 좋네 반죽을 눌러 천 가락을 뽑고 식칼로 썰어 만 가닥을 만든다 손님 대접해 배를 실컷 채우니

한국의 면 세계

By |2024-05-1|Categories: Noodle Stories, Webzine, Webzine Vol 5|Tags: , , , , , |

K국수가 국물과 국수 품질, 두 마리 토끼를 잡기까지 2010년대 중반 이후 보통의 한국인 대부분은 하루에 한 끼를 밀국수로 해결한다. 만약 조선 후기 사람이 요사이 우리의 밀국수 애정을 보면 깜짝 놀랄 것이다. 밀은 연간 평균 기온이 3.8℃, 여름철 평균 기온이 14℃ 이상인 지대에서 경제적인 재배가 가능한 작물이다. 이것을 보통 봄밀(spring wheat)이라고 부른다. 오늘날 세계인이 소비하는 밀 대부분은 봄밀이다. 겨울밀(winter wheat)도 있다. 늦겨울에 심어서 여름에 수확하는 밀이다. 한반도는 ‘장마’라는 우기와 한여름의 고온으로 인해서 봄밀이 재배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장마가 오기 전에 수확하는 겨울밀을 오래전부터 재배해 온다. 식민지기 만주에서 들여온 봄밀, 조선인의 입맛을 유혹하다 그렇다고 겨울밀이 한반도 전역에서 재배된

전 세계 각지에서 현지화 된 중국 면 요리

By |2024-04-1|Categories: Noodle Stories, Webzine, Webzine Vol 4|Tags: , , , , , |

중식은 전 세계로 퍼져 이제는 독특한 현지 문화로 자리잡고 있어 각 나라별 중국 요리를 각양각색 다르게 맛볼 수 있다. 중국 이민자들이 현지에서 중식당을 운영하면서 세계인들이 즐기고 있는 중국 요리, 그 중에서도 면은 어떨까? 일본의 라멘과 우리나라의 짜장면은 중국에서 먹는 그 맛과 요리 방식과는 완전히 달라진 독특한 맛의 세계이다. 중국의 도시사를 전문으로 하는 역사 연구자 이와마 가츠히로에 따르면 중국 바깥으로 퍼져 나간 중국요리의 현지화 정도는 세 단계로 나누어 생각해볼 수 있다고 한다. 첫째는 주로 화인 華人들이 현지국에서 현지의 원재료를 사용하면서도 가능한 한 고향의 맛에 가깝게 전통을 지키며 본 고장의 맛을 지향하는 중국 지방 요리(광둥, 산둥 요리

중국의 면식 발달사 : 송대에서 청대까지

By |2024-04-1|Categories: Noodle Stories, Webzine, Webzine Vol 4|Tags: , , , , , , , , , |

중국의 면식 발달사 : 송대에서 청대까지 위키피디아는 물론이고 중국의 여러 백과 사전은 중국의 면 종류를 1,200종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6,000년이 넘는 장대한 국수 역사를 지녔지만 면(麵, 국수)이란 말과 지금 형태의 국수 문화는 송나라 시대에 만들어졌다. 이전에 중국의 분식은 서역의 분식을 칭하는 삥(bing, 餅)으로 불렸다. 병이 밀가루 음식의 대명사이던 시절에 국수는 ‘국물 속에 든 병’이란 뜻의 탕병(湯餅)으로 지칭했다. 하지만 송대에 이르러 밀가루로 만든 음식이자 주로 국수를 지칭하는 면(麵)이란 단어가 사용되면서 중국식 국수가 완성되었고 송나라는 중국 국수의 진정한 출발점이 된다. 중국 서부 감숙성(甘肅省)의 돈황(敦煌)시 남동쪽 외곽에 위치한 석굴에서 발견된 고문서인 돈황문서(燉煌文書)에 나오는 삥(bing, 餅)의 그림이다. 중국의

지도로 보는 중국의 10대 면 요리

By |2024-04-1|Categories: Noodle Stories, Webzine, Webzine Vol 4|Tags: , , , , , , |

중국 상무부, 중국음식점협회 등은 2013년 6월에 열린 제2회 중국음식점문화제 겸 제1회 중국국수문화제에서 '중국10대 국수'를 선정했다 1. 시엔양 비앙비앙몐(咸阳biangbiang面) 산시성(陝西省)의 명물 면인 쿠따이몐(裤带面)과 비슷하다. 면발은 넓적하고 길다. 뜨거운 기름과 매운 마라와 함께 먹는 면이다. 2. 산시 따오샤오미엔(山西 刀削面/도삭면) 1222년. 원나라 태원(太原)을 함락한 뒤 백성의 식칼을 몰수하고, 10가구당 한 자루의 부엌칼로 밥을 짓게 하면서 생긴 문화다. 면발의 차이에서 오는 식감이 일품이다. 3. 사천 딴딴몐(四川担担面) 청나라 말기에 평행지게(멜대)을 짊어진 채로 거리를 돌아다니며 국수를 파는 상인이 있었는데 이들이 지고 다니는 평행지게를 ‘딴딴’이라 불렀던 것에서

호병에서 면식으로

By |2024-04-1|Categories: Noodle Stories, Webzine, Webzine Vol 4|Tags: , , , , , , , , , , , |

호병(胡餠)에서 면식(麵食)으로 오늘날 중국대륙과 세계 각 곳에 사는 중국인은 밀가루로 만든 음식을 가장 즐겨 먹는 사람 중 으뜸이다. 그런데 예수가 태어나기 전인 ‘서기 전’만 해도 그들은 ‘밀’이란 곡물을 알지도 못했다. 특히 서안(西安)에서 산둥(山東)반도로 이어지는 황하 유역에 살던 사람들은 주식으로 보리를 먹었다. 보리의 한자는 ‘대맥(大麥)’이다. 서기 후 밀이 중앙아시아에서 중국의 서북부로 전해지면서 보리와 구별하여 밀의 한자를 ‘소맥(小麥)’이라고 불렀던 이유도 밀이 보리를 대체했기 때문이다. 호병(胡餠)은 서역에 사는 호인(胡人)들의 떡으로 중앙아시아에서 전해진 음식으로 후한 시대의 많은 왕과 귀족의 식탁에 올랐다. 호병의 유행을 이끈 호식천자 서기 후 중국 북방의 낙양(洛陽)과 서안 일대에 있었던 나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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