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상 기자(前 중앙일보 음식전문 기자)의 맛탐험 세계 名국수 : 면(麵)의 발상지, 중국의 면을 맛보다
'중국에도 자장면이 있는 걸까? 있다면 한국 자장면과 맛이 같을까?' '면발이 굵은 일본 우동을 어떻게 겉을 퍼뜨리지 않고 속까지 쫀득하게 삶아낼 수 있을까?' '태국 사람들은 왜 쌀국수를 만들어 먹을까?' '이탈리아 스파게티와 우리나라 칼국수는 뭐가 다를까?' 면(麵)이 궁금하다. 거리마다 이탈리아 스파게티집.베트남 쌀국수집.일본식 우동전문점 등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1백년 넘은 철가방 속의 자장면도 신선한 해산물이 올라간 고급 스타일로 탈바꿈 중이다. 백화점 식품 코너엔 세계의 온갖 면이 상품화돼 장바구니를 유혹한다. 일반인들도 면에 대한 관심과 궁금증이 커질 수밖에 없다. 중앙일보 'week&'이 면 탐험에 나섰다. 면의 발상지라고 할 수 있는 중국을 필두로 지구촌 곳곳을 찾아 궁금증을 풀어간다. 중국 다음은 라면과 우동의 나라 일본, 밥보다
유지상 기자(前 중앙일보 음식전문 기자)의 맛탐험 세계 名국수 : 입안 가득 씹히는 ‘지중해의 낭만’ 파스타
"체르타멘테, 파스타 디 마리아 에 오티마(역시, 마리아의 파스타가 최고야).""씨, 파스타 디 맘마 에 오티마(예, 엄마의 파스타가 최고지요)." 지난해 12월 17일 로마 시내에서 자동차로 10여 분 떨어진 한 아파트. 닷새 만에 지방 출장에서 돌아온 아빠가 포크에 파스타를 돌돌 말아 입에 넣으며 아내의 솜씨를 칭찬하자 아들이 맞장구를 친다. 부자의 너스레에 파스타 소스처럼 얼굴이 붉어진 마리아. 자리에서 일어나 남편과 아들의 접시에 파스타를 더 덜어 놓는다. 이날 마리아가 준비한 파스타는 참치 스파게티니. 소스는 남편과 아들이 좋아하는 토마토 소스에 해산물인 참치를 넣어 만들었다. 파스타 면은 맛이 잘 배도록 스파게티보다 가는 면발의 스파게티니를 사용했다. 우리에겐 스파게티로 친숙한 이탈리아 면 요리 파스타. 한국의 전통음식처럼 이탈리아의 파스타도
김성윤 기자의 한국의 면(麵) 이야기 : 짜장과 짬뽕, 그 뿌리를 짚어보다.
‘짜장이냐, 짬뽕이냐.’ 이보다 힘든 결정이 또 있을까. 셰익스피어의 ‘햄릿’이 했던 고민도 이보다 어렵지는 않았을 듯싶다. 짜장과 짬뽕, 둘 다 거부하기엔 너무나 강력한 마성(魔性)적 매력을 지닌 음식이기 때문이다. 짜장은 달고 고소하고 걸쭉한 ‘검은 마성’을 지녔고, 짬뽕은 맵고 기름진 불향이 흠씬한 ‘붉은 마성’을 품고있다. ‘웃기는 짬뽕’ 같은 아이러니는 한국에서 대표적 중국음식으로 사랑 받는 짜장과 짬뽕이 정작 중국에는 없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짜장과 짬뽕은 어디서 탄생할걸까? 한국 ‘짜장면’으로 변신한 중국 산둥 ‘자장몐’ 현재 우리가 먹는 짜장면은 한국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짜장면의 원형은 중국 산둥성(山東省) 면요리인 자장몐(炸醬麵)이다. 산둥성 아무 식당에서나 쉽게 만나볼 수 있는 메뉴다. 우리 돈으로 1000원 정도인 값싼 대중음식이다. 이 자장몐을 먹어보면 짜장면의
김성윤 기자의 한국의 면(麵) 이야기 : 잔치국수와 비빔국수
한 그릇 뚝딱 비우면 속 든든하고 뜨뜻한 ‘잔치국수’와 매콤한 양념과 매끈한 면발이 기막히게 어울리는 ‘비빔국수’. 이렇게 맛이 서로 다른 국수가 있을까 싶다. 하지만 잔치국수와 비빔국수 둘 다 값싸고 푸짐한데다 소면을 사용하니, 언뜻 달라보이지만 알수록 공통점 많은 형제 같기도 하다. 과거 비빔국수 양념은 간장, 잔치국수 국물은 소고기 비빔국수는 ‘동국세시기’ ‘시의전서’ ‘부인필지’ 같은 조선시대 문헌에도 등장할 정도로 오래 전부터 한민족이 즐겨 먹은 면요리다. ‘국수비빔’ 또는 ‘골동면(骨董麵)’이라고도 불렀다. ‘골동’이란 뒤섞는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비빔밥을 예전엔 골동반(骨董飯)이라고 불렀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비벼 먹는 국수이면 그 어떤 종류이건 상관 없이 비빔국수라고 부를 수 있지만, 과거에는 비빔국수 양념으로 주로 간장을 사용했다. 문헌에 나오는 비빔국수
김동연 아주대 총장의 손칼국수
끼니를 걱정하던 시절이 있었다. 오늘은 무엇을 먹을까가 아니라 무엇이든 먹을 수나 있을까를 걱정하던 시절이었다. 그래서 요즘같이 맛있는 음식 만들기 열풍이 가끔은 낯설 때도 있다. 배고픔이 가장 큰 서러움이었던 시절을 가슴 저리게 생각나게 했던 몇 해 전 일이 떠오른다. 기획재정부 차관으로 있을 때의 일이다. 혼자가 편하다며 가까운 곳에 사는 어머니께 음식을 조금 갖다 드리게 되었다. 항상 집사람과 같이 가곤 했는데 그날따라 혼자 가게 돼서 모처럼 어머니와 둘이서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늘 하는 인사로 시작했다. 집이 춥지 않으세요. 난방은 잘 들어오고요. 어디 불편한 데는 없으시고요. 그러다 무심코 물었다. 쌀은 떨어지기 전에 늘 사다 놓으시죠. 응, 20㎏짜리 사다 놔. 무거울 텐데 10㎏짜리
Mr.면박사와 함께 밀가루의 매력 파헤치기 : 지금은 밀가루 시대!
라면,짜장면,파스타,피자,빵,과자… 우리는 거의 매일 매일 밀가루를 섭취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은 쌀만을 주식이라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밀을 쌀보다 더 많이 섭취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다보니 현재 연간 밀 소비량은 쌀 소비량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가 되었습니다.밀가루가 비만이나 소화장애 유발 등으로 논란이 있고, 글루텐 프리 제품을 찾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면매니아, 빵매니아를 자처하는 사람 또한 많아지는 추세입니다.이렇게 우리와 친근한 밀가루에 대해 저, 면박사가 생생하게 파헤치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겠습니다~ 밀가루에 대해 자세히 알고! 더욱 더 맛있게, 건강하게 먹는 방법을 알아봅시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밀가루! 살이 찌고, 소화가 안된다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려오고, 우리나라는 밀가루의 원산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한국인의 밀가루 사랑은 대단한 수준입니다. 한국인의
Mr.면박사의 조미료 이야기 : 논란의 MSG, 더 이상 무서워하지 말기!
화학조미료의 대명사라고 불리는 MSG(Monosodium L-glutamate ; L-글루탐산나트륨). 우리는 식품 광고에서 ‘MSG 무(無)첨가’라는 표현을 무수히 보아왔습니다. 그래서 MSG가 유해할 것이라고 자연스럽게 인식하며 포장지 뒷면 영양성분표에서 MSG란 단어를 발견하면 잡았던 제품도 내려놓는 것이 당연시 될 정도로 꺼리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인체에 매우 해로울 것’이라는 일반의 인식과는 달리 MSG가 인체에 유해하다는 과학적 근거는 없습니다. 그러면 왜 이런 유해성 논란이 생기게 되었을까요? 1. MSG 란? 글루탐산나트륨(Monosodium Glutamate)의 준말인 MSG는 인간과 동물의 몸을 구성하는 천연 아미노산인 ‘글루탐산’과 ‘나트륨이’결합한 성분인데, 이 글루탐산은 동물 뿐 아니라 곡물 등에서도 쉽게 발견되는 흔한 아미노산으로 굳이 MSG를 통해 섭취하지 않아도 일상적인 식생활을 통해 다량으로 섭취하는 물질입니다. MSG 원료는 밭에서 자라는
Mr.면박사의 경상도에만 있는 국수 이야기
경상도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별식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한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바로 여행지에서만 먹는 특별한 음식들을 꼭 한 번씩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오늘 이야기해 볼 국수는 특히 여행자들이 좋아할 것 같은 국수입니다. 경상도에서만 맛볼 수 있는 독특한 국수로 역사와 문화를 함께 가지고 있어 ‘이야기’가 있는 국수이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의 출출한 속을 달래주었던 포항의 명물, 까꾸네 모리국수 소박한 어촌 마을 구룡포. 이곳은 과메기, 대게가 유명한 곳입니다. 실제로도 항구 앞에 내리면 길가에 쭉 대게 집이 즐비하게 늘어선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중에서도 눈에 띄는 메뉴가 있습니다. 바로 ‘모리국수’입니다. ▲ 까꾸네 모리국수 입구 이 낯선 메뉴 이름을
Mr.면박사의 경상도 잔치국수 이야기
국시 한 그릇 하실래예 선조들이 장수를 기원하거나 집안의 경사를 축하할 때 손님에게 접대한 음식이었던 잔치국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한 끼 식사로 즐겨 먹는 메뉴 중 하나입니다. 흔히 우리는 이 잔치국수를 쫄깃한 면발, 잘 우려낸 멸치육수, 정갈하게 얹어진 고명, 매콤한 맛을 더한 양념장으로 떠올리곤 하는데요. 같은 재료를 쓰더라도 어떻게 육수를 우리느냐, 어떤 국수를 쓰느냐, 어떻게 양념장을 만드느냐에 따라 그 맛이 달라집니다. 오늘 저, Mr.면박사와 바로 이 잔치국수에 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그중에서도 국수를 가장 애호한다고 알려진 경상도의 국수에 대해서 말이죠! 맑고 담백한 육수가 매력적인 구룡포 할매 국수 ‘아홉 마리의 용이 승천한 바다’라는 전설을 가지고 있는 포항 구룡포는 일제 강점기 시대의 흔적을 고스란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