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odle Stories

경향신문 ‘박찬일 셰프의 맛있는 미학’ 그리운 막국수의 ‘품격’

By |2017-05-11|Categories: Noodle Stories, 박찬일 셰프의 세계 누들 스토리|Tags: , |

강원도 오갈 때 1단 기어로 힘겹게 오르내리던 시절이 있었다. 운전자가 아니어도 무릎에 힘이 들어가는 가파른 내리막길도 많았다. 터널이 뚫리고 길이 좋아졌다. 금세 오가는지라 옛날부터 찾던 재미가 하나 줄었다. 차도 사람도 지칠 무렵 산간에서 뭔가를 먹는 일이었다. 그 중에서도 막국수는 단연 일품이었다. 강원도 막국수는 유래가 있는 음식이다. 관서지방의 메밀국수가 평양과 서울로 이어지면서 ‘냉면’이라는 이름을 얻는 동안, 조용히 산간과 해안에 머물러 있었을 뿐이다. 도시의 냉면 다수가 본래의 슴슴하고 구수하며 소박한 맛을 잃고 온갖 복잡한 꼼수들의 공세를 받을 때 조용히 메밀향을 뿜고 있을 뿐이었다. 여러 연구자들에 의하면, 강원도 막국수도 계통이 있다고 한다. 영동과 영서로 나뉘고, 다시 춘천은 그 고장만의 맛을 가지고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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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신문 – 국수주의자 박찬일 ‘노른자만 40개’ 파스타는 무슨 맛?

By |2017-04-27|Categories: Noodle Stories, 박찬일 셰프의 세계 누들 스토리|Tags: , , |

이탈리아에 왔다. 국수의 본고장 중 하나다. 개도 파스타를 먹는 나라다.(고양이는 모르겠다.) 물론 군인도 파스타를 먹는다. 학교급식도 물론이다. 교도소 재소자들이 크림 파스타를 주지 않는다고 폭동을 일으킨 적이 있는 나라다. 그러자 법무장관이 일갈했다. “토마토미트소스나 먹으면서 반성하라!” 한국과 다른 파스타 문화인 건 다들 알 거다. 한국은 파스타가 아니고 ‘파슷하’를 먹으니까(응?) 여튼 피클 안 먹는다는 거, 다들 알 거다. 알고 있지만 실험을 해봤다. 밀라노는 한국식 음식문화가 조금 있는 곳이다. 짜장면과 짬뽕만 파는 한국식당(중식당?)도 있을 정도다. 그래도 피클 주는 데는 없다. 동네 이탈리아식당에 가서 피클 달라고 했더니, 엄청 고민한다. 이탈리아 특유의 난감한 제스처(손가락 물어뜯기, 어깨 움츠리기 등)를 한다. 그러더니 빙고! 버섯 피클을 가져온다. 식초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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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일 셰프의 맛있는 미학 ‘천의 얼굴’ 파스타

By |2017-04-18|Categories: Noodle Stories, 박찬일 셰프의 세계 누들 스토리|Tags: , |

흔히 이탈리아는 매일 스파게티만 먹고 살 것 같지만 그렇지도 않다. 국토가 꽤 넓고 지역색이 강해서 음식문화도 다채롭다. 통일된 지 150여년밖에 되지 않았으니 ‘이탈리아다운’ 음식문화라고 해야 할 무엇도 아직 뚜렷하지 않다. 된장찌개나 김치 같은 국가나 민족적 음식도 내세울 만한 것이 드물다. 그나마 파스타가 전국적으로 먹는 음식인데, 소스로 지역의 색깔이 크게 달라진다. 치즈만 하얗게 뿌려 먹는가 하면 토마토소스가 끊어지지 않는 동네도 있다. 고명도 다채로워 올라가지 않는 재료가 없다. 선인장 열매를 넣는 남부 시칠리아 파스타, 멸치젓갈을 쓰는 나폴리 인근의 스파게티, 풍성하게 레드와인을 넣어 만드는 북부의 구릉지대 파스타, 과일을 넣어 만드는 파스타도 있다. 파스타란 정말 어떤 소스를 쓰는가에 따라 전혀 얼굴이 달라지는, 일종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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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윤 기자의 면(麵) 이야기 : 우리가 잘못 알고 있던 이탈리아 요리

By |2017-02-15|Categories: Noodle Stories, 김성윤 기자의 면 이야기|Tags: , , |

스파게티 한 접시 먹어보지 않은 대한민국 국민은 없지 않을까? 그만큼 이탈리아음식은 우리에게친숙하다. 이토록 사랑 받는 이탈리아음식을 본토 사람들은 어떻게 만들어 먹고 사는지 궁금해 2010~2011년 1년 동안 이탈리아로 연수를 다녀왔다. 슬로푸드협회에서 만든 ‘미식학대학(University of Gastronomic Sciences)’의 1년짜리 석사과정 ‘음식문화와 커뮤니케이션(Food Culture and Communications)’을 다녔다. 이탈리아 가정에 세들어 살면서 이탈리아 친구들과 실컷 먹고 마시며 배운 일 년이었다. 그렇게 일 년을 살면서 느낀 건 ‘우리가 이탈리아 음식을 정말 모르는구나’였다. 흔하다고 자주 먹는다고, 이탈리아음식을 잘 안다고 생각했다. 이만한 착각도 없었다. 한국에서 듣도 보도 못한 생경한 요리가 아닌, 자주 먹었던 음식이 예상을 ‘배신’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그래서 놀라움이 더 컸다. 볼로냐에는 볼로냐 스파게티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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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윤 기자의 면(麵) 이야기 : 독특한 향을 지닌 베트남 쌀국수에 대하여

By |2017-01-11|Categories: Noodle Stories, 김성윤 기자의 면 이야기|Tags: |

쌀국수는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시아와 중국 남부 지역에서 밥만큼이자 즐겨 먹는 주식이다. 쌀국수를 만들려면 우선 쌀을 곱게 가루 내야 한다. 쌀가루를 물과 섞어 우유처럼 뽀얀 쌀가룻물을 만들어 뜨겁게 가열한 금속판 위에 전 부치듯 얇게 편다. 꾸둑꾸둑 마르면 판에서 떼어내 차곡차곡 쌓아 가늘게 썬다. 냉면처럼 가는 것부터 칼국수 정도 굵기, 이탈리아 라사냐(lasagna)처럼 넒적한 것까지 면발이 다양하다. 쌀국수의 대명사, 베트남 퍼보 한국에서는 쌀국수라고 하면 베트남 퍼(pở), 더 정확히는 소고기 국물에 만 ‘퍼보(phở Bò)’를 흔히 떠올린다. ‘포’라고 더 널리 불리지만, 현지 발음은 퍼에 가깝다. 퍼의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설(說)이 있다. 프랑스 점령 시기 탄생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채소와 고기를 푹 곤 프랑스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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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윤 기자의 면(麵) 이야기 : 일본인도 푹 빠진 라멘의 매력

By |2016-12-13|Categories: Noodle Stories, 김성윤 기자의 면 이야기|Tags: , |

라멘은 자극적이고 강렬하다. 일본요리라고 했을 때 흔히 떠올리는, 담백하면서도 깔끔한 음식과는 전혀 다르다. 국물은 기름지고 농후하다. 국수는 매끄럽고 쫄깃하다. 인간의 미각을 노골적으로 유혹한다. 위험하지만 빠져들 수밖에 없는 치명적 매력의 팜므파탈(femme fatale) 같다. 재료 자체의 맛을 최대한 살려내는 담백한 맛을 추구해온 일본요리에서 어떻게 이토록 어두운 매력을 지닌 이단아가 탄생할 수 있었을까. 어쩌면 평생 반듯하게 살았던 모범생 같은 일본인들이었기에 팜므파탈의 한 번 유혹에 어처구니 없이 쉽게 무너진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중국 산시성에서 ‘라몐’으로 태어나다 일본 라멘은 중국이 고향이지만 이국 땅에 성공적으로 정착했다는 점에서 한국의 짜장면과 비슷하다. 라멘의 고향은 중국 산시성(陝西省)이다. 산시성은 국수의 종주국을 자부하는 중국에서도 ‘국수의 고향’이라 불린다. 국수 종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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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상 기자(前 중앙일보 음식전문 기자)의 맛탐험 세계 名국수 : 밥만 먹고 못산다, 후루룩 대한민국

By |2016-12-8|Categories: Noodle Stories, 유지상의 맛 탐험 세계 국수|Tags: , , , , |

밥만 먹고 못산다, 후루룩 대한민국누구에게나 친숙한 우리네 국수 이야기 지난달 27일 오후 1시쯤 함흥냉면 골목으로 불리는 서울 오장동 거리, '흥남집', '함흥냉면집', '신창면옥' 등 냉면집 세곳 모두 북새통이다. 집집마다 현관에는 냉면을 먹고 나오는 사람과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뒤엉켜 시장통을 방불케 할 정도다. 간신히 안으로 헤집고 들어가 보니 종업원들이 냉면 쟁반을 들고 이리저리로 분주하게 움직인다. 저렇게 바삐 움직이다가 혹시 넘어지지나 않을까 걱정스럽다. 그래도 냉면을 받아들고 열심히 "쭈욱 쭈욱" 면발을 빨아들이는 사람들의 모습은 무척 만족스러운 듯하다. "우리 식구들은 워낙 국수를 좋아해 일주일에 한두번은 냉면이나 칼국수로 식사를 합니다.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기도 하지만 오늘처럼 가족 나들이 삼아 별식으로 즐기기도 하지요." 오랜만에 짬을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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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인의 ‘혀끝에 척’

By |2016-11-29|Categories: Noodle Stories, 누들톡|Tags: , |

파스타의 왕좌 '스파게티' [프라임경제] 단지 가만히 있을 뿐인데 괜히 공허한 마음이 든다. 입이 심심해 주변을 둘러보는 자신을 발견한다. 먹는 게 곧 쉬는 것이자 낙(樂). 필자 포함, 스트레스를 먹는 것으로 푸는 이들을 위해 준비했다. 우리 혀끝을 즐겁게 해주는 고마운 존재들에 대해 이유를 막론하고 탐구해본다. '소스가 듬뿍 묻은 면을 포크로 돌돌 말아 한입에 쏙…' 먹고 싶지만, 한입 크기 양 조절에 실패하기 십상인 스파게티(Spaghetti). 사실 필자는 스파게티 면의 뚝뚝 끊어지는 식감을 좋아하지는 않으나 맛깔나게 생긴 비주얼과 브로콜리부터 베이컨 등이 담긴 진한 소스의 맛을 선호하는 편이다. ▲ 시선을 홀리는 아름다운 스파게티들. 스파게티는 100% 경질밀(단단한 밀)과 달걀을 이용해 만들어졌으며, 끓는 물에서 건져낸 뒤에도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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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윤 기자의 면(麵) 이야기 : 일본인들의 소울푸드, 우동

By |2016-11-14|Categories: Noodle Stories, 김성윤 기자의 면 이야기|Tags: , , , , , , , , , , , |

‘뭐 이런 동네가 있나?, 일본 가가와(香川縣)현에 갔을 때 들었던 이런 의문이다. 논 한가운데 우동집이 태연하게 서 있고, 좁은 길을 따라 30여 분을 산속으로 들어가면 우동가게가 갑자기 나타난다. 산을 넘어도 우동집, 개천을 건너도 우동집이다. 시골 깡촌 출신으로 일본열도를 장악한 사누키 우동 가가와현은 사누키(讚岐·さぬき라고도 쓴다) 우동으로 유명한 지역이다. 사누키는 가가와현의 옛 이름. 오사카에서 세토내해를 가로지르는 다리를 2개 넘고 고속도로를 3시간 달려야 닿는 시코쿠(四國)섬에 있다. 인구가 10만여 명에 불과한, 그야말로 ‘깡촌’이다. 하지만 가가와현에서 소비되는 밀가루 양은 일본 최고 수준이다. 우동 덕분이다. 이곳 사람들, 중독됐나 싶을 정도로 우동을 먹어댄다. 1년 동안 먹는 우동의 양이 일본 평균보다 7배나 더 많다. 아침에도 우동, 점심에도 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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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윤 기자의 한국의 면(麵) 이야기 : 귀한 손님을 대접하던 안동국시

By |2016-09-13|Categories: Noodle Stories, 김성윤 기자의 면 이야기|Tags: , , , |

후루룩 빨아올린 면발이 매끄럽고 부드럽고 따뜻하다. 소양지와 사태, 사골로 끓인 국물은 구수하면서도 시원하다. 미소가 입가에 스르르 번진다. 법가에서는 국수를 ‘스님을 미소짓게 만든다’는 뜻으로 승소라 부른다. 스님이 아닌 범인(凡人)도 매혹시키는 음식, 칼국수다. 서울 혜화동 일대에는 칼국수 명가(名家)가 유난히 많다. 이 동네 칼국수집들은 칼국수 면발이 얇고 가늘다는 공통점이 있다. 상호(商號)에 이름에 표준어 국수가 아닌 경상도 사투리 ‘국시’가 들어가는 집이 많다는 공통점도 있다. 음식칼럼니스트 박정배씨는 “혜화동 칼국수의 뿌리는 경북 그중에서도 안동”이라고 말했다. 이곳뿐 아니다. 김영삼 대통령 시절 청와대에 들어가 칼국수 만드는 법을 가르친 ‘소호정’도 안동국시, 즉 안동식 칼국수를 계승했음을 내세운다. 안동 칼국수는 어떻게 서울로 전해졌을까. 안동국수는 ’건진국수’와 ‘누름국수’ 두 가지 스타일 경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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