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윤 기자의 면 이야기

김성윤 기자의 면(麵) 이야기 : 우리가 잘못 알고 있던 이탈리아 요리

By |2017-02-15|Categories: Noodle Stories, 김성윤 기자의 면 이야기|Tags: , , |

스파게티 한 접시 먹어보지 않은 대한민국 국민은 없지 않을까? 그만큼 이탈리아음식은 우리에게친숙하다. 이토록 사랑 받는 이탈리아음식을 본토 사람들은 어떻게 만들어 먹고 사는지 궁금해 2010~2011년 1년 동안 이탈리아로 연수를 다녀왔다. 슬로푸드협회에서 만든 ‘미식학대학(University of Gastronomic Sciences)’의 1년짜리 석사과정 ‘음식문화와 커뮤니케이션(Food Culture and Communications)’을 다녔다. 이탈리아 가정에 세들어 살면서 이탈리아 친구들과 실컷 먹고 마시며 배운 일 년이었다. 그렇게 일 년을 살면서 느낀 건 ‘우리가 이탈리아 음식을 정말 모르는구나’였다. 흔하다고 자주 먹는다고, 이탈리아음식을 잘 안다고 생각했다. 이만한 착각도 없었다. 한국에서 듣도 보도 못한 생경한 요리가 아닌, 자주 먹었던 음식이 예상을 ‘배신’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그래서 놀라움이 더 컸다. 볼로냐에는 볼로냐 스파게티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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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윤 기자의 면(麵) 이야기 : 독특한 향을 지닌 베트남 쌀국수에 대하여

By |2017-01-11|Categories: Noodle Stories, 김성윤 기자의 면 이야기|Tags: |

쌀국수는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시아와 중국 남부 지역에서 밥만큼이자 즐겨 먹는 주식이다. 쌀국수를 만들려면 우선 쌀을 곱게 가루 내야 한다. 쌀가루를 물과 섞어 우유처럼 뽀얀 쌀가룻물을 만들어 뜨겁게 가열한 금속판 위에 전 부치듯 얇게 편다. 꾸둑꾸둑 마르면 판에서 떼어내 차곡차곡 쌓아 가늘게 썬다. 냉면처럼 가는 것부터 칼국수 정도 굵기, 이탈리아 라사냐(lasagna)처럼 넒적한 것까지 면발이 다양하다. 쌀국수의 대명사, 베트남 퍼보 한국에서는 쌀국수라고 하면 베트남 퍼(pở), 더 정확히는 소고기 국물에 만 ‘퍼보(phở Bò)’를 흔히 떠올린다. ‘포’라고 더 널리 불리지만, 현지 발음은 퍼에 가깝다. 퍼의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설(說)이 있다. 프랑스 점령 시기 탄생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채소와 고기를 푹 곤 프랑스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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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윤 기자의 면(麵) 이야기 : 일본인도 푹 빠진 라멘의 매력

By |2016-12-13|Categories: Noodle Stories, 김성윤 기자의 면 이야기|Tags: , |

라멘은 자극적이고 강렬하다. 일본요리라고 했을 때 흔히 떠올리는, 담백하면서도 깔끔한 음식과는 전혀 다르다. 국물은 기름지고 농후하다. 국수는 매끄럽고 쫄깃하다. 인간의 미각을 노골적으로 유혹한다. 위험하지만 빠져들 수밖에 없는 치명적 매력의 팜므파탈(femme fatale) 같다. 재료 자체의 맛을 최대한 살려내는 담백한 맛을 추구해온 일본요리에서 어떻게 이토록 어두운 매력을 지닌 이단아가 탄생할 수 있었을까. 어쩌면 평생 반듯하게 살았던 모범생 같은 일본인들이었기에 팜므파탈의 한 번 유혹에 어처구니 없이 쉽게 무너진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중국 산시성에서 ‘라몐’으로 태어나다 일본 라멘은 중국이 고향이지만 이국 땅에 성공적으로 정착했다는 점에서 한국의 짜장면과 비슷하다. 라멘의 고향은 중국 산시성(陝西省)이다. 산시성은 국수의 종주국을 자부하는 중국에서도 ‘국수의 고향’이라 불린다. 국수 종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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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윤 기자의 면(麵) 이야기 : 일본인들의 소울푸드, 우동

By |2016-11-14|Categories: Noodle Stories, 김성윤 기자의 면 이야기|Tags: , , , , , , , , , , , |

‘뭐 이런 동네가 있나?, 일본 가가와(香川縣)현에 갔을 때 들었던 이런 의문이다. 논 한가운데 우동집이 태연하게 서 있고, 좁은 길을 따라 30여 분을 산속으로 들어가면 우동가게가 갑자기 나타난다. 산을 넘어도 우동집, 개천을 건너도 우동집이다. 시골 깡촌 출신으로 일본열도를 장악한 사누키 우동 가가와현은 사누키(讚岐·さぬき라고도 쓴다) 우동으로 유명한 지역이다. 사누키는 가가와현의 옛 이름. 오사카에서 세토내해를 가로지르는 다리를 2개 넘고 고속도로를 3시간 달려야 닿는 시코쿠(四國)섬에 있다. 인구가 10만여 명에 불과한, 그야말로 ‘깡촌’이다. 하지만 가가와현에서 소비되는 밀가루 양은 일본 최고 수준이다. 우동 덕분이다. 이곳 사람들, 중독됐나 싶을 정도로 우동을 먹어댄다. 1년 동안 먹는 우동의 양이 일본 평균보다 7배나 더 많다. 아침에도 우동, 점심에도 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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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윤 기자의 한국의 면(麵) 이야기 : 귀한 손님을 대접하던 안동국시

By |2016-09-13|Categories: Noodle Stories, 김성윤 기자의 면 이야기|Tags: , , , |

후루룩 빨아올린 면발이 매끄럽고 부드럽고 따뜻하다. 소양지와 사태, 사골로 끓인 국물은 구수하면서도 시원하다. 미소가 입가에 스르르 번진다. 법가에서는 국수를 ‘스님을 미소짓게 만든다’는 뜻으로 승소라 부른다. 스님이 아닌 범인(凡人)도 매혹시키는 음식, 칼국수다. 서울 혜화동 일대에는 칼국수 명가(名家)가 유난히 많다. 이 동네 칼국수집들은 칼국수 면발이 얇고 가늘다는 공통점이 있다. 상호(商號)에 이름에 표준어 국수가 아닌 경상도 사투리 ‘국시’가 들어가는 집이 많다는 공통점도 있다. 음식칼럼니스트 박정배씨는 “혜화동 칼국수의 뿌리는 경북 그중에서도 안동”이라고 말했다. 이곳뿐 아니다. 김영삼 대통령 시절 청와대에 들어가 칼국수 만드는 법을 가르친 ‘소호정’도 안동국시, 즉 안동식 칼국수를 계승했음을 내세운다. 안동 칼국수는 어떻게 서울로 전해졌을까. 안동국수는 ’건진국수’와 ‘누름국수’ 두 가지 스타일 경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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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윤 기자의 한국의 면(麵) 이야기 : 은은한 메밀의 향이 느껴지는 ‘막국수’

By |2016-08-3|Categories: Noodle Stories, 김성윤 기자의 면 이야기|Tags: , |

유구한 한국 식문화 역사에서 아주 오랫동안 국수는 메밀로 만드는 음식이었다. 밀가루 국수가 대세가 된 건 비교적 최근 그러니까 1960년대부터로 약 50년에 불과하다. 서늘하고 건조한 기후에서 잘 자라는 밀은 덥고 습한 여름과 매섭게 추운 겨울을 가진 한반도 자연환경과 잘 맞지 않았고 많이 재배되지 않았다. 귀하고 비싸서 ‘금가루’라고 불릴 정도였다. 6·25가 끝나고 미국이 밀가루를 원조하기 시작하면서 비로소 밀가루가 흔하고 싸졌다. 반면 기후나 토질을 그리 따지지 않는 ‘성격 좋은’ 메밀은 한반도 전역에서 잘 자랐고,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주로 메밀로 뽑은 국수를 즐겼다. 메밀로 만든 국수 중 대표적인 것이 막국수와 평양냉면이다. 지금이야 두 국수가 별개로 구분되지만, 과거에는 그렇지 않았다. ‘평양의 명물 냉면 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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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윤 기자의 한국의 면(麵) 이야기 : 냉면은 어드메서 왔슴메?

By |2016-06-20|Categories: Noodle Stories, 김성윤 기자의 면 이야기|Tags: , , , |

차가운 육수에 메밀향 그윽한 냉면은 무더운 여름 특히 생각나는 면요리이다. 본래 냉면은 추운 겨울이 제철이요 제 맛이다. 하지만 무더위를 식혀주는 별미로 냉면만한 게 없는 것도 사실이다. 본래 평안도와 황해도, 함경도 등 이북이 고향인 냉면이 어떻게 이남으로 내려와 자리잡게 되었을까. ‘대한민국 냉면 계보’를 정리했다. 평안도, 함경도, 황해도-냉면의 고향 냉면은 오래 전부터 평양사람들이 즐겨 먹는 외식이었다. 1911년 이미 ‘평양조선인면옥조합’이 생길 정도였다. 평양은 물론 평안도 전체가 ‘냉면의 나라’란 별명이 붙을 정도도 냉면은 대중의 일상 음식이었다. 평양에서는 겨울에 냉면을 즐겨 먹었다. 메밀은 가을에 추수를 하여 겨울에 가장 맛과 향이 좋았기도 했지만, 냉면 국물로 주로 사용한 동치미 국물이 그 특유의 ‘쨍’하게 시원한 맛은 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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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윤 기자의 한국의 면(麵) 이야기 : 짜장과 짬뽕, 그 뿌리를 짚어보다.

By |2016-05-29|Categories: Noodle Stories, 김성윤 기자의 면 이야기|Tags: , , |

‘짜장이냐, 짬뽕이냐.’ 이보다 힘든 결정이 또 있을까. 셰익스피어의 ‘햄릿’이 했던 고민도 이보다 어렵지는 않았을 듯싶다. 짜장과 짬뽕, 둘 다 거부하기엔 너무나 강력한 마성(魔性)적 매력을 지닌 음식이기 때문이다. 짜장은 달고 고소하고 걸쭉한 ‘검은 마성’을 지녔고, 짬뽕은 맵고 기름진 불향이 흠씬한 ‘붉은 마성’을 품고있다. ‘웃기는 짬뽕’ 같은 아이러니는 한국에서 대표적 중국음식으로 사랑 받는 짜장과 짬뽕이 정작 중국에는 없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짜장과 짬뽕은 어디서 탄생할걸까? 한국 ‘짜장면’으로 변신한 중국 산둥 ‘자장몐’ 현재 우리가 먹는 짜장면은 한국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짜장면의 원형은 중국 산둥성(山東省) 면요리인 자장몐(炸醬麵)이다. 산둥성 아무 식당에서나 쉽게 만나볼 수 있는 메뉴다. 우리 돈으로 1000원 정도인 값싼 대중음식이다. 이 자장몐을 먹어보면 짜장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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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윤 기자의 한국의 면(麵) 이야기 : 잔치국수와 비빔국수

By |2016-05-29|Categories: Noodle Stories, 김성윤 기자의 면 이야기|Tags: , , , |

한 그릇 뚝딱 비우면 속 든든하고 뜨뜻한 ‘잔치국수’와 매콤한 양념과 매끈한 면발이 기막히게 어울리는 ‘비빔국수’. 이렇게 맛이 서로 다른 국수가 있을까 싶다. 하지만 잔치국수와 비빔국수 둘 다 값싸고 푸짐한데다 소면을 사용하니, 언뜻 달라보이지만 알수록 공통점 많은 형제 같기도 하다. 과거 비빔국수 양념은 간장, 잔치국수 국물은 소고기 비빔국수는 ‘동국세시기’ ‘시의전서’ ‘부인필지’ 같은 조선시대 문헌에도 등장할 정도로 오래 전부터 한민족이 즐겨 먹은 면요리다. ‘국수비빔’ 또는 ‘골동면(骨董麵)’이라고도 불렀다. ‘골동’이란 뒤섞는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비빔밥을 예전엔 골동반(骨董飯)이라고 불렀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비벼 먹는 국수이면 그 어떤 종류이건 상관 없이 비빔국수라고 부를 수 있지만, 과거에는 비빔국수 양념으로 주로 간장을 사용했다. 문헌에 나오는 비빔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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