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일 셰프의 세계 누들 스토리

한겨레-국수주의자 박찬일 국숫발은 돌고 돈다

By |2017-12-6|Categories: Noodle Stories, 박찬일 셰프의 세계 누들 스토리|Tags: , , , |

마르코 폴로가 이탈리아에 중국의 면을 전해주었다는 얘기는 설에 불과하다. 이탈리아가 면의 전 단계라고 할 수 있는 납작한 ‘라자냐’를 먹은 건 아주 오래전의 일이고, 자연스레 면이 생겨났을 것이다. 넙데데한 반죽을 보면, 누구든지 집어 뜯거나(수제비), 칼로 가늘게 썰(국수) 생각을 하는 게 당연하지 않겠는가. 물론 마르코 폴로 이전에 이미 이탈리아 반도에 국수가 있었다는 문헌도 있으니, 파스타는 이탈리아의 고유한 국수 문화였을 것이다. 아랍에서 전래되었든 자생적으로 생겼든 말이다. 국수는 정말 재미있는 음식이다. 빵이나 국수는 다 같은 밀가루로 만든다. 그런데 빵이란 것은 원래 밋밋한 가루이던 밀이 물과 이스트를 만나 발효되어 부풀면서 입체감을 갖는다. 반면 국수는 평면적이다. 이는 어쩌면 동서양을 가르는 중요한 열쇠가 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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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 박찬일 셰프의 맛있는 미학 “메밀시대”

By |2017-11-27|Categories: Noodle Stories, 박찬일 셰프의 세계 누들 스토리|Tags: , , |

올해처럼 냉면이 화제가 된 적이 드물다. 오랫동안 자리를 지켜오던 ‘노포’들은 물론이고, 새로운 냉면집들이 속속 등장했다. 냉면에 대한 새로운 시장층이 생겼다. 젊은이들이다. ‘밍밍하기만 한’ 평양냉면 육수의 맛을 음미하고 이해하려는 세대가 생겨난 것이다. 인터넷이나 방송을 통해서 ‘냉부심’(평양냉면의 맛을 안다는 자부심)이라는 말도 유행했다. 냉부심(?)의 기준은 두 가지다. 하나는 앞서 말한 특유의 육수 맛을 감지하는 것이다. 매콤 새콤하지 않고 부드러우며 알 듯 모를 듯한 풍미를 사랑하는 능력이다. 시쳇말로 ‘행주 빤 물’ 같다는 혹평의 그 육수가 맛있어지는 단계다. 다른 하나는 메밀 함량이 높은 면에 대한 애호다. 그동안 메밀 값이 비싸고 구하기 어려워서인지 평양냉면이라고 이름붙이고 실은 전분과 밀가루로 만든 면에 메밀은 넣는 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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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일 셰프가 들려주는 세계 누들 스토리 : 수타면

By |2017-11-20|Categories: Noodle Stories, 박찬일 셰프의 세계 누들 스토리|Tags: , , , , , |

알고 보면 다 같은 형제, 중국의 수타, 일본의 족타, 한국의 칼국수, 이탈리아의 임파스토 아 마노. 라면은 원래 수타면이었다 요즘도 더러 볼 수 있지만, 중국집에 가서 탁자에 앉으면 귀가 울리도록 큰소리가 들렸다. 목청 좋은 주인이 주방에 넣는 알 수 없는 중국어 발음의 주문, 그리고 쿵쿵 울리는 거대한 소음이었다. 소음이라기보다, 마음을 밑에서 울려주는 묵직한 반복음이라고 해야겠다. 바로 반죽 치는 소리였다. 그때는 그런 말을 쓰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언젠가부터 이걸 수타면이라고 불렀다. 처음 우리 땅에서 중국의 면이 시작되었을 때는 거의 수타면이었을 테니, 따로 ‘수타’라는 소리를 쓰지는 않았을 것이다. 손 수 때릴 타. 실은 이 말은 중국인보다 일본인이나 한국인이 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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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 박찬일 셰프의 푸드 오디세이 ‘불 맛’으로 완성되는 짬뽕

By |2017-11-16|Categories: Noodle Stories, 박찬일 셰프의 세계 누들 스토리|Tags: , , |

혹한도 이런 혹한이 없다. 얼어붙은 속을 녹이려면 국물 요리가 최고다. 부드러운 북엇국도 좋고, 매운 육개장도 속을 홧홧하게 덥혀서 인기다. 중식으로는 단연 짬뽕이다. 그릇째 들고 들이켜면 오장을 꽉 채우는 밀도와 매운맛이 위로 치받는다. 해장하거나 굴풋한 속을 달랠 때 내가 주로 쓰는 방법이다. 어린 시절 기억나는 풍경이 있다. 목판으로 만든 목가방(철가방은 나중에 등장한다)을 무겁게 자전거 뒤에 싣고, 한 손에는 주렁주렁 노란 양철주전자를 든 배달꾼들이 동네를 다녔다. 요란하게 종을 울리면서. 얼른 비키지 않으면 구슬치기를 하던 아이들이 치일 판이었다. 어쩌다 아버지는 짬뽕을 시키셨다. 속이 헛헛하다, 이러시면 짬뽕을 드시고 싶다는 말씀이었다. 배달꾼이 총알같이 왔다. 면과 웃기(토핑)만 담긴 사기그릇을 놓고는 찌그러진 양철주전자를 들어서 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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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일 셰프가 들려주는 세계 누들 스토리 ; 인간은 왜 국수를 먹었을까

By |2017-10-23|Categories: Noodle Stories, 박찬일 셰프의 세계 누들 스토리|Tags: , , |

국수는 정의하기 쉽지 않다. 기름에 튀긴 것도 국수이고, 삶은 것도 있으며, 삶아서 구운 것도 국수이기 때문이다. 국수를 ‘물에 붙든다(掬水)’고 해서 국수라고 하지만 실은 더 다채로운 조리법이 있다. 심지어 중국 남부에 가면, 국수를 삶아서 건조하고, 그걸 다시 튀겨서 전분질의 소스를 얹어내는 경우도 있다. 이 음식이 일본 나가사키에 전래되어 ‘사라 우동’이 되기도 했다. 그렇지만 국수라고 하면 어떤 경우이든 “밀가루 반죽을 해서 길게 뽑은 것”이라는 의미가 달라지지 않는다. 물론 ‘면’이라는 개념에는 심지어 빵까지 포함한다. 즉 밀가루 같은 가루를 빚어 만드는 건 다 면이라고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는 국수를 우리 민족이 대대로 먹던 오래된 면이라고 인식한다. 즉, 소면 등의 잔치 국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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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신문-국수주의자 박찬일 찬바람에 흘린 땀 ‘모리국수’ 후루룩

By |2017-10-10|Categories: Noodle Stories, 박찬일 셰프의 세계 누들 스토리|Tags: , , , , |

어려서 기억나는 한 장면. 엄마가 저녁 준비를 마쳤다. 밖에서 놀던 작은 누이를 불러오라고 하셨다. 나는 집 앞에서 큰 소리로 외쳤다. “누나, 엄마가 우동국수 먹으래.” 엄마에게 매를 맞았다. 끼닛거리 모자라 우동국수 먹는 걸 동네방네 소문냈다는 거였다. 진실을 말하면 원래 역풍을 맞는 법이다. 우동국수란 우리가 아는 그런 국수가 아니다. 소면과 같은 반죽이되, 넓적한 우동 면처럼 만들었다.충남 예산의 옛날식 제면소인 ‘쌍송국수’에 갔더니 같은 면이 있었다. 반가웠지만, 사지 않았다. 먹고 싶지 않아서다. 가는 국수, 즉 소면이나 중면은 맛있는데 왜 우동국수는 그렇게 싫었을까. 우선 이 국수로는 별미인 비빔국수를 만들지 않는다. 대개 신 김치를 넣고 푹 끓이는 용도다. 그야말로 끼니를 해치울 때 엄마가 삶았다. 걸쭉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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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일 셰프의 푸드오디세이 : 치명적인 물리력의 맛

By |2017-09-27|Categories: Noodle Stories, 박찬일 셰프의 세계 누들 스토리|Tags: , , , |

노도고시라는 말이 있다. 일본말에 노도는 후(喉), 즉 목구멍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일본에서 국수류를 먹을 때 목이 얼얼하도록 빡빡하게 먹는 걸 뜻한다. 주로 메밀국수(소바)를 먹을 때 그런 표현을 쓴다고 하는데, 어떤 탐미적인 이는 이를 ‘교살의 맛’이라고까지 표현한다. 맛이나 미학에서 극도의 퇴폐미를 강조하는 걸 즐기는 일본인다운 해석이다. 그도 그럴 것이, 실제로 국수를 먹을 때 좀 넉넉하게 양을 밀어 넣으면(오래 씹지 않고) 이런 노도고시의 맛이 느껴진다. 우리말에는 과문한 탓인지 적당한 표현이 없는 듯하다. 노도고시를 거론하는 일본인 말고 내 친구도 그런 유의 쾌감을 좋아하는 이가 있는데, 그는 “눈물이 나오게 목이 메어야 맛있다”고 말한다. 국수나 짜장면을 먹을 때 그런 느낌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이런 건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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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일 셰프가 들려주는 세계 누들 스토리 : 스파게티

By |2017-09-25|Categories: Noodle Stories, 박찬일 셰프의 세계 누들 스토리|Tags: , , , , , |

길거리 포장마차에서 손으로 먹던 스파게티 스파게티와 파스타가 다른 것이 아니라는 건 이제 대개 알게 됐다. 파스타 >> 스파게티란 뜻이다. 파스타는 워낙 종류가 많다. 대략 200여 종이 지금도 유통된다. 파스타는 지방별로 다채롭다. 예를 들어 우리가 잘 먹는 스파게티는 주로 남부 지방에서 먹었다. 점차 북부에도 퍼져 나갔지만, 여전히 북부에서는 더 넓적한 면을 좋아한다. 파스타는 생면과 건면으로도 나눌 수 있다. 우리나라 국수와 다른 바 없다. 생면은 유통기한이 짧고, 대개는 걸쭉하고 진한 소스랑 어울린다. 건면은 유통기한이 길다. 보통 3년 이상인데, 실은 10년이 되도 상하는 법이 드물다. 수분함량이 아주 낮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른 파스타를 옛날 사막을 건너던 대상(隊商)들도 가지고 다녔다. 가볍고, 안 상하고, 맛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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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신문-국수주의자 박찬일 – 미트 소스에 버무린 넓적한 생면 파스타

By |2017-09-14|Categories: Noodle Stories, 박찬일 셰프의 세계 누들 스토리|Tags: , , , , , |

이탈리아하면 역시 피자와 파스타가 갑(?)이다. 그들이 가장 즐겨 먹는 음식이며, 일상의 음식이다. 좀 웃기는 얘기지만, 내가 이탈리아에 갈 때 아내에게 했던 약속이 있다. “스파게티 세 개만 배워 올게. 돌아와서 국수 장사하자.” 나는 지금처럼 뭐 거창한 요리사가 되리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우동이나 짜장면처럼 간단한 음식을 배워도 개업하는 걸로 생각했다.(우동과 짜장면도 깊게 들어가면 쉬운 음식은 아니다. 대체로 간단히 배워서도 그럭저럭 흉내는 낼 수 있는 음식이라는 뜻이다) 아내도 그러라고 했다. 그 세 가지가 뭐냐면 크림 스파게티, 토마토 해물 스파게티, 미트 소스 스파게티였다. 그런데 이탈리아 요리학교에 이 세 가지 스파게티가 커리큘럼에 없는 것이었다. 그저 한국에서 먹는 스파게티였지 이탈리아 사람들은 이런 스파게티를 먹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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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는 셰프’ 박찬일의 세계음식 이야기 – 일본 모리오카 3대면

By |2017-08-29|Categories: Noodle Stories, 박찬일 셰프의 세계 누들 스토리|Tags: , , |

일본 소도시 모리오카에 냉면집만 400곳1954년 함흥 출신 한국인이 처음 선보여한국 냉면처럼 시원한 육수에 달걀·편육 얹어 쫄깃한 면과 사골로 우려 낸 육향 '일품''한입 분량' 완코소바·'일본 짜장면' 자자멘도모리오카 3대면으로 불려 함께 맛볼만 이야기는 1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본 혼슈의 북단, 이와테현의 도시 모리오카(盛岡). 이 도시 외곽의 한 식당. 나는 당시 ‘일본 방문의 해’를 맞아 이 지역을 취재하던 중이었다. 안내자가 말하기를 “이곳에 한국식 냉면이 있습니다. 그곳을 취재합니다”라고 했다. 한국 냉면이? 동포가 많은 오사카와 도쿄도 아니고 멀고 먼 모리오카에? 변용웅 씨가 운영하는 ‘뿅뿅사’라는 냉면집에 들어섰다. 거기서 처음으로 이른바 ‘모리오카 냉면’을 먹었다. 특이했다. 쫄깃한 밀가루와 전분면, 묵직하고 진한 육수, 깍두기를 올린 고명까지. 우리가 아는 평양냉면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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