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타 면은 천의 얼굴이라 불리울 만큼 종류가 다양하고 요리법도 무궁무진하다. 이탈리아에서 파스타는 단순히 가늘고 긴 면이 아니라 밀가루 반죽으로 만든 요리 전체를 말한다. 크게는 반죽의 성질에 따라 건면과 생면으로 나뉘고 길이, 굵기, 모양에 따라 수백가지에 이른다. 지역의 사정에 따라 역사적, 문화적 맥락에 따라 변하고 재창조되는 파스타의 세계는 무궁무진하다. 파스타는 그렇게 자유롭게 변하고 또 변한다.
파스타를 구분하는 가장 큰 카테고리는 생면 파스타와 건면 파스타라고 볼 수 있다. 보통 쉽게 우리가 접할 수 있는 파스타는 건면 파스타로 파스타면이 바싹 말라서 딱딱하게 시중에 유통되는 파스타면이다. 유통도 쉽고, 기계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종류도 매우 다양하다. 생면 파스타는 최근 새로운 외식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데 손으로 직접 반죽해서 하루나 이틀 안에 파스타로 만들어 먹는다. 두 파스타 반죽의 차이는 달걀이 있고, 없다의 차이라고도 할 수 있다. 대부분 건면 파스타는 밀과 물로 반죽을 하고, 생면 파스타는 밀과 달걀을 넣어서 반죽한다.
또 다른 카테고리로는 파스타의 길이와 모양에 따라 크게 3가지로 구분한다. 롱 파스타(Long Pasta), 숏 파스타(Short Pasta), 속을 채운 스터프트 파스타 (stuffed Pasta)이다.
Long Pasta Shapes
첫번째 롱 파스타는 우리가 주로 알고 있는 스파게티(Spaghetti)가 대표적이며 두께에 따라 명칭이 다르다. 두께가 2mm인 스파게토니(Spaghettoni), 두께가 1.6mm 정도인 스파게티니(Spaghettini), 두께 1.3mm ~ 1.5mm정도인 페델리니(Fedelini)로 나뉜다. 카펠리니(Capellini)는 가장 가늘고 하늘하늘한 파스타로, 가느다란 머리카락이란 뜻의 ‘angel hair’라고도 불리며 지름이 1mm 이하에서 작게는 0.5mm까지도 간다. 둥지 모양처럼 동그랗게 말아 놓은 형태로도 판매된다. 부카티니(Bucatini)는 “구멍이 뚫린”이라는 뜻의 bucato에서 유래된 이름처럼 가운데에 구멍이 뚫려 관처럼 생긴 면이다. 겉에서 보면 매우 두껍지만 구멍 덕분에 익는 시간이 생각보다 짧다.
키타라(chitarra) 면의 단면 왼쪽이 생면, 오른쪽이 건면이다 ⓒ 김밀란 셰프
기타줄 모양의 틀에서 스파게티 알라 키타라(spaghetti alla chitarra)를 만드는 독특한 장면
롱 파스타 중 납작한 면의 종류로는 대표적으로 페투치네(Fettuccine), 탈리아텔레(Tagliatelle), 파파르델레(Pappardelle), 링귀네(Linguine)가 있다. 계란 들어가고 납작한 파스타. 말린 것은 폭 6mm, 두께 1mm정도 된다. 면이 커서 삶는데 오래 걸리는 편이고 모양이 칼국수와 비슷하지만 맛은 전혀 다르다.
탈리아텔레(Tagliatelle)는 페투치네를 좀 더 얇게 만든 것으로 페투치네가 어느정도 굵은 국수라면 이건 매우 얇은 라자냐를 길게 잘라놓은 거라고 보면 된다. 반죽을 하고 얇게 펼친 다음에 칼로 썰어 내는 과정이 칼국수와 거의 비슷하다. 칼국수와 마찬가지로 탈리아텔레 역시 씹는 감촉이나 질감도 상당히 좋은 편이다. 탈리아텔레 파스타는 길면서도 스파게티보다 넓은 표면적을 가지며, 더 많은 소스를 묻혀서 먹을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파파르델레(Pappardelle)는 탈리아텔레와는 반대로 페투치네를 좀 더 굵게 만든 것이다. 면의 넓이를 부등호로 표시하자면, 탈리아텔레 <페투치네<파파르델레 순으로 넓어진다. 링귀네(Linguine)는 생긴 건 페투치네하고 비슷하게 납작한 모양인데, 면발의 굵기는 딱 스파게티 면을 눌러놓은 듯한 정도로 가늘다. 작은 혀라는 이탈리아어에서 온 이름이다.
Short Pasta Shapes
두번째로 숏 파스타는 그야말로 짧다. 짧다 못해 면으로 보기 어렵다 싶은 형태도 있다. 대표적인 3대 숏 파스타는 펜네, 푸실리, 파르팔레가 있다.
Penne
펜네 (Penne) 라는 이름은 펜촉을 뜻하는 ‘penna’ (펜나)의 복수형이다. 끝이 마치 펜촉처럼 30도 각도로 잘려 있고, 4~5센티미터 정도의 길이이다. 큼지막한 구멍이 뚫린 파이프형 구조로 소스가 잘 배어들어서 소스를 충분히 먹는 취향의 사람들에게 적절하다. 뜨거운 소스는 물론 차가운 소스에도 잘 어울려서 샐러드를 겸하는 냉파스타 요리에도 쓸 수 있다.
Fusilli
푸실리 (Fusilli)는 나선형 모양의 파스타. 북미 지역에서는 로티니(Rotini)라고 불린다. 이름의 의미는 실뭉치이다. 말그대로 실뭉치처럼 생긴 파스타이다. 쫀득한 식감이 좋고 어느 소스에 매치 시켜도 잘 어울린다. 또한 면을 포크로 감아 신경 써서 먹어야 하는 롱 파스타와는 달리 숟가락으로 퍼먹거나 포크로 간편하게 찍어먹을 수 있기 때문에 간식거리를 만들 때 자주 쓰인다. 모양이 예쁜 숏 파스타 답게 파스타 샐러드의 단골 재료이기도 하다.
Farfalle
파르펠레 (Farfalle), 나비 모양 또는 리본 모양으로 생긴 파스타로 이탈리아로 ‘나비 넥타이’라는 의미다. 파르팔레는 크기가 다양한 대신 모양만큼은 동일하다. 큰 것은 파르팔로네, 작은 것은 파르팔리네라고 부른다. 소스를 많이 묻힐 수 있는 모양을 하고 있어 오일 소스보다는 육류나 크림을 넣은 소스와 잘 어울린다.
Rigatoni
리가토니(Rigatoni)는 줄무늬가 있는 원통형 쇼트 파스타로 면이 굵고 넓어 속을 채워 넣는 파스타를 만들 때 사용되기도 한다.
Fregola
프레골라(Fregola)는 쿠스쿠스보다 조금 더 큰, 쌀알 같은 알갱이 모양의 뭉그러진 파스타로 비빈다는 뜻의 fregare 에서 기원한만큼 비비면서 소스와 잘 유화시키기 좋다.
Macaroni
마카로니(Macaroni)는 우리가 샐러드로 많이 먹는 파스타로 유명하다. 맥앤치즈라는 메뉴로 젊은 층의 사랑을 받고 있으며 부대찌개에서도 종종 발견된다.
Orzo
오르초(Orzo)는 쌀알 모양의 파스타로 정말 쌀과 흡사하게 생겼다. 실제로 쌀과 거의 같은 방식으로 조리해도 된다! 때문에 이탈리아에서는 동양 음식을 만들 때 이를 사용하기도 한다.
Couscous
쿠스쿠스(Couscous)는 북아프리카 등지에서 먹는 좁쌀처럼 작은 모양의 밀가루 반죽으로 쉽게 말해 밀가루로 만든 좁쌀 맛이 나는 파스타이다. 주로 타진이나 중동식 볶음음식 등을 가볍게 비벼 먹는다. 현지 뷔페에서는 밥 같은 주식보다는 샐러드와 같은 테이블로 분류된 게 많다.
Ruote
루오테(Ruote)는 수레바퀴 모양의 파스타로 로텔레(Rotelle)라고도 한다. 라구, 알프레도 소스와 잘 어울린다. 모양이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산패가 빨라, 만든 지 1년 이상 지나면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
Paccheri
파케리(Paccheri)는 큰 튜브 모양의 파스타. 레시피를 찾아보면 파케리에 소를 채워서 요리하는 레시피를 많이 찾아 볼 수 있다.
Orecchiette
오레키에테(Orecchiette)는 작은 귀라는 뜻 처럼 적혈구모양의 파스타로, 채소 소스가 가장 잘 어울리는 조합이라고 할 수 있다. 단순한 형태로 건조가 쉬워서 기근 등을 대비하여 대량 생산해 보관 할 수 있게 한다.
Gemelli
제멜리(Gemelli)는 꽈배기모양 파스타로 이탈리아어 로는 쌍둥이를 의미한다. 두 파스타 면이 엉켜 있는 게 아니고 한 가락이 S자로 되어 있어 반대로 다시 꽈배기 모양처럼 돌려 말은 것이다.
Tubetti
투베티(Tubetti)는 작은 관 모양 파스타로 마카로니와 비슷하지만 더 짧고 작은 것이 특징이다.
Stellini
스텔리니(Stellini)는 별 모양 파스타로 크기가 숏 파스타들 중에서도 작은 편이다. 별을 뜻하는 라틴어 stella 에서 따온 것 아닐까 추측되며 스프에 넣어먹는 장면을 영화나 드라마에서 자주 볼 수 있다.
Conchiglie
콘킬리에(Conchiglie)는 조개 모양 혹은 소라 껍데기 모양의 파스타로 안쪽 공간이 넓어서 소를 채워서 요리하기도 한다. 소스가 듬뿍 채워져 훌륭한 파스타 맛을 즐길 수 있다.
Stuffed Pasta Shapes
세번째로 스터프 파스타는 만두처럼 속을 채우는 파스타로 우리의 만두처럼 반죽을 얇게 밀어 소를 채운 후 뜨거운 물에 익혀 소스에 버무려 먹는다. 만두형 파스타는 형태나 크기에 따라 라비올리, 토르텔리, 카펠레 티 등으로 부르며 지방에 따라 속재료나 모양이 다양하다.
실제로 만들어진 뇨끼 생면, 뇨끼를 만들 때 쓰는 도구 ⓒ 김밀란 셰프
La molisana
면사랑의 수입 파스타 몰리자나
100년 전통의 이탈리아 대표 프리미엄 파스타 브랜드로 이태리 남부의 고단백 밀 ‘듀럼 세몰리나’의 밀알을 직접 갈아 만들어 14% 이상의 고단백질과 칼슘, 미네랄이 함유되어 영양이 풍부, MATESE 산의 청정수와 저속반죽을 통해 세몰리나 고유의 알덴테 식감을 살린 씹을수록 도고한 맛과 향의 파스타이다. 스파게티니, 링귀네, 파팔레, 펜네, 푸실리 등 다양한 파스타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Lasagna
라자냐 (Lasagna)는 넓고 얇게 뽑은 파스타 면을 층층이 쌓아 익혀 만드는 이탈리아 요리로, 파스타 종류 가운데 가장 큰 것에 속한다. 이탈리아 중북부에선 계란과 밀가루로 만드는 생라자냐면을 주로 사용하며, 남부에선 세몰라로 만든 건라자냐면을 주로 사용한다. 이탈리아의 라자냐는 지역적으로 다양한 스타일로 만들고 있다.
Tortellini
토르텔리니 (Tortellini)는 이탈리아풍 만두라고 할 수 있다. 주로 치즈가 안에 들어있으며, 경우에 따라 돼지고기를 넣기도 한다. 일반적인 만두를 기대하고 먹었다가 의외의 식감에 놀랄 수 있다. 좀 큰 녀석은 토르텔로니라고 한다.
Gnocchi
뇨끼 (Gnocchi)는 이탈리아어로 ‘덩어리’를 뜻한다. 반죽을 경단처럼 둥글게 빚은 형태의 파스타로 우리네 옹심이와 유사한 셈인데, 쫄깃함을 추구하는 옹심이와 달리 뇨끼는 부드러움을 추구하고 감자 전분을 쓰는 것 외에도 치즈, 단호박, 시금치 등 다양한 재료의 맛을 추구한다. 감자와 밀가루를 섞어 반죽해 만드는 감자 뇨끼(gnocchi di patate)가 유명하다.
Ravioli
라비올리 (Ravioli)는 토르텔리니와 함께 이탈리아풍 만두라고 할 수 있다. 토르텔리니에 비해 크기가 큰 편이고, 그만큼 재료도 다양하게 들어간다. 속에 치즈나 햄을 넣기도 하고, 야채를 넣기도 한다. ravioli는 둘러싸다의 의미를 지닌다.
Lumache
루마케 (Lumache)는 달팽이 모양의 파스타. 아스파라거스와 함께 먹는 달팽이 껍질 모양의 오래된 파스타. 면의 속이 비어 있어 표면적이 넓기 때문에 소스가 잘 묻어 풍부한 맛을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글 박현진
누들플래닛 편집인
IMC 전문 에이전시 ‘더피알’의 PR본부장이자 웹진 <누들플래닛> 편집인을 역임하고 있는 박현진은 레오버넷, 웰컴퍼블리시스, 화이트 커뮤니케이션즈, 코래드 Ogilvy & Mather에서 근무하며 20년 동안 100개 이상의 브랜드를 경험했다. 켈로그, 맥도날드, CJ제일제당, 기린프로즌나마, 하이트진로 등 국내외 다수 식품 기업의 광고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였으며, ㈜한솥에서 브랜드 담당자로 근무한 경력과 F&B 브랜드의 마케팅을 담당한 이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