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의 품질을 좌우하는
간스이 かん水
라멘의 유래가 중국에서 출발했다는 점과 라멘의 면이 중화면이라는 점은 당연한 상관관계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라멘에는 중화면에 사용되는 첨가물인 간스이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중화면을 만들 때 간스이는 절대로 빠져서는 안되는 첨가물이다. 중화면 특유의 매끈함과 쫄깃함을 만들어 주는 주인공이 바로 간스이라는 것이다. 한마디로 정의하면 면을 반죽할 때쓰는 알칼리성 소금물이라고 보면 된다.
간스이는 라멘에 독특한 풍미를 더한다. 간스이는 면의 발색을 돕는 탄산칼륨과 면의 부풀림과 탄력을 돕는 탄산나트륨이 있다. 면의 맛, 질감 및 색을 좌우한다. 일본 규정에 따르면 밀가루로 만든 면 중에서 간스이를 사용하지 않는 것은 우동면으로 분류할 정도다. 라멘의 면에는 간스이가 들어가야 글루텐이 활성화되어서 쫄깃쫄깃해진다.
중국에서 면을 주로 먹었던 지역들은 대부분 수질이 염기성을 띠며, 자연스럽게 간수 즉 간스이 역할을 했다. 중국과 달리 한국이나 일본에서는 기본적으로 물의 염기성이 적고 단물(연수)인 경우가 많아 간수를 따로 섞을 수 밖에 없다. 간수나 이런 염기성 수질로 반죽한 면은 밀가루 반죽을 썰어 삶았을 때 우리가 아는 노란색 면이 된다. 물론 생 밀가루면에 비교해서 노란빛이 두드러진다는 거지 웬만한 파스타 색깔 이상으로 진한 노란색을 띠는 것들은 따로 치자색소 같은 색소를 섞은 것이다. 때문에 탄력 강화를 위해 첨가하는 면소다 제품들 중에 소분형 제품들은 미리 색소까지 들어가 있는 경우가 많다.
간스이는 감칠맛을 내는 냄새, 맛, 식감을 좌우한다. 그래서 간스이를 넣지 않은 면은 라멘이라고 부르기 어려울 정도다. 독자적인 발색, 독특한 향, 보습력 향상, 부패와 변성 방지, 밀가루의 글루텐이 높아져 식감이 향상 되는 등 효과가 대단하다. 제면의 용도에 따라 간스이의 종류가 달라진다. 밀가루와 간스이를 어떻게 선택하는가 하는 것이 제면의 비법이라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하카타 라멘처럼 가늘고 오도독오도독 씹히는 저가수율의 면은 가늘지만 식감이 강하도록 강력분 밀가루를 섞는다. 그리고 탄산나트륨 비율이 높은 간스이를 사용한다. 탄산나트륨 비율이 높으면 면이 잘 늘어나고 탄성도 강해진다.
반면, 탄산칼륨은 발색을 위한 것이므로 하카타 라멘처럼 하얀 면에는 맞지 않는다. 또 저가수율의 면은 탄산나트륨 비율이 높은 간스이를 쓸 때 좋다. 물을 적게 쓰면 밀가루 맛이 강해지고 삶는 시간도 짧아진다. 삶는 시간이 짧으면 간스이가 면에 배어 있는 채로 먹게 되므로 간스이 냄새가 덜 나는 게 좋다. 그래서 탄산칼륨보다 탄산나트륨 비율이 높은 간스이가 좋은 것이다.
하지만 아오모리의 라멘은 간스이를 사용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아오모리의 라멘은 면의 식감이 다르다. 씹는 맛이 덜하고 부드럽다. 라멘의 면을 밥에 비유한다면 아오모리의 라멘은 죽처럼 부드럽다고 보면 된다. 이런 식감의 차이를 만드는 것이 바로 간스이인 것이다. 간스이는 라멘에 쓰이는 중화면 특유의 매끈함과 쫄깃함을 만들어 주는 비법이다.
라멘의 간스이에 대해 한 Chapter를 할애할 정도로 자세히 다루고 있는 도서「라멘이 과학이라면」
KBS 다큐멘터리 누들로드에는 중국 산시성의 염기성 우물과 면발에 대한 이야기가 자세히 나온다.
간스이는 면을 잘 늘어나게 하면서도 면에 탄력을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며 노란색 중화면의 특성을 좌우한다. 면의 용도와 면의 식감 정도를 구분 짓는 중요한 첨가물인 것이다. 간스이를 어떻게 배합하고, 밀가루에 쓰는 비율에 따라 면의 품질이 달라진다.
면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끊임없이 배합하고 비율을 조정하면서 한 가닥 한 가닥의 면을 뽑아낸다. 우리가 맛있게 즐기는 라멘도 이런 노력들의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다. 모든 면요리가 그렇듯이 국물과 소스에 따라 면의 성질에 따라 변주가 가능하다. 그것이야 말로 진정한 면식의 즐거움이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가 즐기는 면요리는 예술이기도 하지만 과학이기도 한 것이다.
글 남사무엘
現 배민아카데미 전임 강사
現 코리아요리아카데미 국제 요리 대회반 전임강사
現 (주)열정컴퍼니 대표
現 조리협회 상임이사
前 탑쉐프 요리학원 원장 / 서울요리학원 전임강사 / 썬앤푸드 셰프 / 일식 아카사카 과장 / 일본 가와 사키 한식당 서울 셰프 / 일본 (주)주락그룹 일식 셰프/ 일본 오오쿠라 호텔 셰프
도교 핫토리 조리학교 조리학과 졸업을 졸업하고 도쿄에서 10년간 일하며 배웠다.
세계의 각종 요리대회에서 수상한 화려한 경력과 현업에서의 수많은 요리 경험을 토대로 코칭 및 지도자의 길을 걷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