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에게 “소바”란 면류인 “메밀국수”를 의미한다. 세계 여러 지역에는 메밀을 그대로 먹는 곳도 많지만, 일본인에게 소바란 메밀가루를 물로 반죽하여 가늘게 자른 면을 의미한다. 이 메밀국수는 대표적인 일본 음식이며, 그 종류와 특성은 매우 다양하다
서서 간단하게 먹는 소바 가게부터, 수제로 만든 고급 소바까지, 깊고 다양한 소바의 세계
소바의 원료인 메밀은 건조함에 강한 식물로, 남북으로 기후 차이가 있는 일본에서도 여러 각지에서 재배되어 왔다. 특히 나가노현의 “신슈소바”가 유명하지만, 전국 각지에는 다양한 “지역 소바”가 존재한다. 지역산 원료를 사용하는 것이 지역 소바의 강점이지만, 그것 뿐만 아니라 제조 방법이나 먹는 방법에 특징이 있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어, 이와테현의 “완코소바”는 한 입 분량의 소바가 들어간 작은 그릇이 계속 제공되며, 빈 그릇이 쌓여간다. 니가타현의 “헤기소바”의 경우에는 해조류를 반죽에 넣어 한 입 크기로 만들어 길쭉한 그릇에 나란히 담아 내어 놓는다. 시마네현의 “이즈모소바”는 둥근 삼단 겹침 그릇에 담겨 나오고, 효고(兵庫)현 도요오카(豊岡)시에 위치한 이즈(出石)에는 한 입씩 접시에 담아 나오는 ‘사라소바(皿そば)’라는 명물 소바가 있다. 각 지역별로 독특하게 소바를 먹는 방법이 각 지역 소바의 매력을 더해준다. 그야말로 일본 소바의 세계는 무궁무진하다.
이와테현의 완코소바
시마네현 이즈모의 와리코 소바
효고현 이즈시의 사라소바
다양한 컬러로 눈과 입을 모두 즐겁게 하는 소바
먹는 방법 뿐만 아니라 면 자체에도 각각의 특징이 있다. 메밀의 중심 부분만을 사용한 메밀가루로 만든 “사라시나 소바”는 흰색이고, 메밀을 껍질째 갈아 만든 “히키구루미” 메밀가루를 사용하면 검은색의 소바가 된다. 밀가루와 메밀가루의 비율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밀가루 20%, 메밀가루 80%의 “니하치 소바”가 일반적이지만, 최근에는 메밀가루를 100% 사용한 “주와리소바”가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차(茶)소바”의 경우에는 녹차 잎을 가루로 만든 말차를 소바와 함께 반죽하여 선명한 녹색을 띤다. 이 외에도 지역 특산품을 반죽에 넣은 다양한 소바가 있으며, 벚꽃을 넣어 반죽한 분홍색 소바, 유자를 사용해 노란빛을 띠는 소바, 차 소바와 같은 녹색이지만 미역이나 다시마 등의 해조류를 넣은 것도 있다. 이러한 소바는 장기간 보관할 수 있는 건면으로 만들어져, 특정 지역의 기념품으로 판매되기도 한다.
사라시나 소바 : 메밀껍질을 벗겨 만들어 면발이 하얗다
검은색 면의 야부소바
분홍색 벚꽃소바 ⓒ니키월드
교토 우지의 명물 차소바
노란색 빛깔의 유자소바
100% 메밀면으로 만든 주와리소바
소바를 좋아하는 사람은 사계절 내내 차가운 소바를 선호한다.
소바는 따뜻한 국물과 차가운 국물 모두에 찍어 먹을 수 있다. 여름에는 “자루소바”라고 하여 자루 위에 소바를 담아 차가운 국물에 찍어 먹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실제로 “자루소바는 여름에만 먹는 것은 아니다. 소바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겨울에도 차가운 소바를 선호한다. 소바는 차가울 때 가장 맛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소바를 다 먹은 후에 진한 국물에 소바를 삶은 물인 “소바유”를 넣어 마시는 것은 소바를 제대로 즐길 줄 아는 사람만의 전통적인 방법이라고 알려져 있다.
소바만을 먹고 나면 허기진다는 느낌이 드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소바에는 튀김이 따라오는 경우가 많다. 새우나 제철 야채 튀김을 세트로 한 자루소바를 “텐자루” 라고 한다. 이 외에도 교토에는 달게 조린 청어를 따뜻한 소바에 얹어 낸 “니싱소바” 등도 있어, 소바에 곁들이는 재료에서도 지역적 특색이 드러난다.
튀김과 소바가 함께 나오는 텐자루
교토의 명물, 청어가 들어간 니싱소바
다양하게 변신하는 퓨전소바
유명한 일본 전통 요리 중 하나인 소바는 최근 다양한 퓨전 메뉴들도 등장하고 있다. 메밀가루를 100% 사용한 소바를 제공하는 외식업계에서도 토마토 소스나 제노베제 소스를 소바에 곁들여 파스타처럼 즐기는 메뉴가 등장했다. 소바의 풍미와 마늘이 잘 어우러진 이탈리아풍의 소스는 의외로 좋은 궁합을 선보인다.
일반 가정식 소바
일반 가정에서 먹는 소바의 경우에는 주로 건면이 중심이 된다. 가정에서 소바를 처음부터 만들어 먹는다는 것은 웬만큼 소바를 좋아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로,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건면의 소바를 삶아서 먹게 된다. 그 소바를 어떤 방식으로 먹을지는 각 가정의 입맛 취향에 달려 있다. 일반적인 고명인 파나 와사비 이외에, 각 가정만의 특별한 고명이나 국물이 있을 것이다. 그것은 그 가정만의 방식이니 타인은 알 수가 없다.
10 소바 매장 앞 메뉴보드
10 소바의 자루소바 (500엔)
소바를 먹는 다양한 방법
외식업계에서 소바는 현재 500엔의 저렴한 소바부터 2000엔이 넘는 고급 소바까지 다양하게 분류된다. 500엔 짜리 “서서 먹는 소바”의 경우 의자가 없는 매장의 카운터에서 말 그대로 서서 먹는 가벼운 식사다. 주문 후 30초 만에 뚝딱 제공되며, 5분이면 후루룩 먹을 수 있어 바쁜 직장인에게 시간 절약으로 큰 도움이 된다. 고급 소바의 경우 대부분 “수제 소바”로 소바 장인이 가게 안에서 직접 소바를 만든다. 소바는 “갓 갈아낸, 갓 반죽한, 갓 삶은” 것이 가장 좋다는 말이 있듯이, 이런 소바를 제공하는 가게는 고급 소바로 분류된다.
일본의 소바 건면 판매대
일본 가정에서 소비하는 소비하는 건면, 냉동면, 생면이다
일본의 소바는 한 마디로 요약할 수 없는 깊이 있는 음식이다. 일본에서 소바를 먹으려고 할 때, 소바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좋은 가게를 추천 받는 것은 삼가해 주길 바란다. 소바를 좋아하는 사람이 소바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한다면 언제 끝이 날지 아무도 모를 것이기 때문이다.
마키 나오코 씨가 편집장을 역임했던 일본의 「월간 면 업계」2023년 10월호
마키 나오코 (牧 奈央子)
- 국립민족학박물관 편집실 근무
- 2006년부터 17년 동안 「월간 면 업계」 편집장 역임
- 2024년부터 프리랜서 작가로 활동
마키 나오코는 교토시에서 태어났으며, 국립민족학박물관 편집실에서 일한 후, 2006년부터 17년간 「월간 면업계」의 편집장으로 일했다. 2024년부터는 독립하여 프리랜서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