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을 쓰고 그리는 김지안입니다. 반갑습니다.
면을 사랑하는 분들과 이렇게 만나 뵙게 되어 기쁩니다.
돌이켜보면 <돼지책>이라는 그림책도 큰 영향을 준 것 같아요. 앤서니 브라운이라는 영국 그림책 작가의 그림책인데 어린이 뿐만 아니라 어른이 봐도 굉장히 재밌는 책이구나 라는 걸 느꼈어요.”
그렇게 시작하는 작가님의 인터뷰는 조용하고도 차분하게 책 한 권을 읽듯 시작되었다.
이 여름을 시원하게 해 줄 그림책 “호랭면”을 작가님의 인터뷰로 미리 맛보시고, 아이와 함께 책으로 즐겨 보시라 권하고 싶다.
Q1. ‘호랭면ʼ에서 냉면을 주제로 재미있게 이야기를 풀어 주셨는데, 호랑이와 냉면을 소재로 연결하신 이유는 무엇일까요?
냉면은 여름이죠.어린시절 엄마가 자주 해 주셨어요. 더운 여름에 정말 별식 중에 별식이었죠. 달걀 넉넉하게 삶아서 반쪽은 냉면 고명으로 넣고, 남은 반쪽은 제 잎으로 쏙 들어갔지요. 그리고 토마토를 슬라이스해서 냉면에 하나씩 척 얹어 주셨는데 그것도 기억에 남아요.
냉면 육수가 베어든 새콤 짭쪼름한 토마토가 참 맛있었거든요. 지금도 냉면을 좋아해서 자주 먹습니다. 호랑이와 연결은 아무래도 우연인 것 같아요. 옛이야기에 단골로 등장하는 가장 매력적인 동물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의도하지 않았지만 생각이 연결된 것 같습니다. 가끔은 특별한 이유가 없이도 머리속에서 의식의 흐름대로 연결고리가 착 붙을 때가 있잖아요.
어린이들에게 이미 베스트셀러가 된 “호랭면”
Q2. ‘호랭면ʼ에서 전통적인 한옥, 한복, 산수 등의 한국적 요소를 사용하셨는데 그 이유는 무엇이고, 이러한 요소들이 이야기와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지 알려주세요!
국립 중앙 박물관에서 2019년 우리나라의 진경 산수 전시를 봤습니다. 전시의 제목은 “우리 강산을 그리다”였어요. 그 전시를 보고 저는 제가 옛이야기를 그려보고 싶다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정선의 <단발령망금강>이라는 작품은 실제로 그림책 한 장면에 구도를 그대로 받아들여서 작업 했어요. 산수화나 민화에서 영감을 얻는 건 분명하지만 먹으로 그리기엔 저의 숙련도가 너무 부족하기 때문에 익숙한 수채와 잉크를 재료로 삼아 그렸습니다. 진경산수에서 영감을 받되 제 나름대로 이야기를 잘 풀어낼 수 있는 방식으로 그림을 그려보려 했어요.
Q3. ‘호랭면ʼ 그림책의 영감은 어디에서 받으셨나요? 작품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주제와 메시지가 무엇인지도 궁금합니다.
주제와 메세지는 작가인 제가 아닌 독자들의 몫인 것 같아요. 같은 책을 보고 읽어도 사람마다 크게 느끼는 부분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림책을 어떤 주제나 교훈에 포커스를 맞추기보다는 그냥 이야기로서 온몸으로 읽으면 좋겠다는 것이 제 바람입니다. 한 이미지가 완결성을 가지되 다음 장을 넘기면 이미지는 다시 연속되고 중첩되는 매체 로서의 그림책도 잊으면 안되겠지요. 이미지를 풍성하게 즐기고 보는 기쁨을 느끼시면 좋겠어요.
Q4. 면요리를 좋아하시는지요. 그림책을 구상하실 때 평소 좋아하시는 요리가 소재 선정에 영향을 주는 지도 궁금합니다.
면요리 정말 좋아합니다. 존재하는 거의 모든 면요리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매운 면을 빼고요. 잘 먹지를 못합니다. 그래도 엄마가 어린시절 해 주셨던 음식들, 그 중 에서도 면요리를 생각하면 늘 그리운 마음이 들어요. 잔치국수와 냉면 칼국수 다 맛있게 해 주셨어요. 그런데 먹을 줄은 알지만 할 줄은 모르는 사람이 저에요. 그런 저도 요리에 대한 나름의 포부를? 가지고 종종했던 예전 기억이 있습니다. 고생에 비해 제가 먹는 양이 너무 적기도하고 장보고 설거지까지 하는 요리 전반에 들어가는 에너지가 저에게는 너무 버거운 일이었어요. 그래서인지 어느 순간부터 요리를 안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 그럴수록 더 음식 소재가 빠지지 않고 그림책에 등장하게 된 것 같기도 하네요. 그려서 라도 맛보는 심리일까요?
Q5. 서관면옥과 콜라보를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면사랑 누들 플래닛 6월호에 서관면옥 대표님 인터뷰 기사가 실렸었습니다. 서관면옥과는 어떤 인연으로 콜라보를 하게 되셨는지, 어떤 내용의 콜라보인지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사실 출판사에서 많이 애써 주셨어요. 저는 그림책만 작업할 뿐 다른 일은 좀체 열심히 하지 못하는데요 호랭면의 귀여움과 시원함을 알리고자하는 미디어창비의 마케팅팀 분들이 열심히 발로 뛰셔서 이런 좋은 기회를 얻게 되었어요.또 서관면옥 홍대점에서도 이런 제안을 흔쾌히 받아 주셨지요. 음식을 내고 서빙하는 일만으로도 바쁘실 텐데 이런 이벤트까지 하는 건 매우 귀찮은 일일 수도 있잖아요. 그럼에도 관심을 가지고 자리를 마련해 주셨습니다. 콜라보는 점심 서관반상?을 주문하면 호랭면 부채를 선물로 드리는 이벤트입니다.가게 곳곳에 호랭면 그림책과 소개 글 호랑이와 세 아이들 오브제들도 보실 수 있답니다.
서관면옥 홍대점과 호랭면의 콜라보, 서관면상 주문시 호랭면 부채를 증정한다
Q6. 기회가 되신다면 면사랑 제품과의 콜라보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면사랑 제품 중에 그림책 소재로 활용하면 좋을 것 같은 메뉴들이 있을까요?
너무 좋습니다. 짜장면에 대한 추억은 모두에게 있는 듯 합니다. 짜장면은 제 또래의 이제 엄마, 아빠가 되었을 분들에게 어린시절을 불러오는 추억의 음식이죠. 지금의 아이들에게도 분명 좋은 기억으로 남을 거라 생각합니다. 좋은 그림책 소재가 될 것 같습니다.
Q7. 후속작 계획은 어떻게 되시는지 궁금합니다. 음식과 관련된 내용인지도 궁금하구요. 독자들과 면사랑 소비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 있으시다면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후속작은 <내멋대로 슈크림빵 2>인데요. 지금 열심히 작업중입니다. 지난 1편에서 빈 슈크림빵들이 슈크림을 찾아 나섰다가 자기만의 속을 찾아 채우게 된다는 이야기였다면 이번 이야기는 슈크림빵과 그의 친구들이 고민을 해결해 가는 이야기 입니다. 기대해주시고요, 면사랑 소비자분들께도 이렇게 인사 드리게 되어 정말 반갑다는 말씀 다시 드리고 싶습니다. 면은 만든 재료에 따라 그 두께와 식감에 따라, 그리고 소스나 국물에 따라 너무나도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는 매력적인 음식이잖아요. 그림책도 면요리처럼 어떤 소재와 이야기를 다루냐에 따라 각양각색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아주 재미있는 영역이랍니다. 면식의 즐거움과 그림책을 읽는 기쁨을 늘 즐기시길 바라겠습니다. 저는 그림책으로 찾아 올게요. 고맙습니다.
알라딘에서 호랭면 그림책을 구입하면 냉면을 담아 먹을 수 있는 머그컵을 사은품으로 증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