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철 입맛 나게 하는 음식으로 일본 전통의 메밀국수 요리, ‘소바(そば)’는 메밀 혹은 메밀국수를 통칭하는 말로 우리에게 익숙한 평양냉면·막국수와 함께 무더위를 식혀줄 시원한 음식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항산화와 영양성분 등으로 ‘슈퍼푸드’로 주목받고 있는 식재료이기도 하다.
몸에도 좋다면 100% 순 메밀이 더 좋지 않을까 싶지만 밀가루와 메밀가루를 2:8 비율로 반죽해서 만드는 니하치 소바가 면의 탄력감과 메밀 향을 느끼기에 가장 적합하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소바는 검은색이며 메밀함량이 높을수록 색이 진하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
소바면은 소바가루를 반죽해 만든다. 소바가루를 만들 때 메밀껍질을 벗겨내지 않고 그대로 사용하면 우리에게 익숙한 짙은 색의 소바가 된다. 대신 메밀껍질을 제거하고 만들면 마치 국수처럼 희고 탄력이 있어 함량과는 상관없이 껍질의 유무에 따라 달라짐을 알 수 있다.
메밀껍질을 벗겨내고 반죽하면 이처럼 하얀색의 소바면이 탄생한다
소바는 크게 찬 소바와 뜨거운 소바로 나뉜다. 찬 소바는 ‘자루(죽채반)’에 건진 면을 쯔유에 찍어 먹는 모리소바(もりそば), 김을 뿌린 면을 쯔유에 찍어 먹는 자루소바(ざるそば), 자루소바에 덴푸라를 얹은 텐자루소바 등이 있다. 뜨거운 소바는 따뜻한 국물을 부어서 우동처럼 먹는 카케소바, 여기에 튀김 부스러기를 고명으로 얹어서 먹는 타누키소바, 튀김을 얹어서 먹는 덴푸라소바 등이 있다.
그렇다면 모리소바와 자루소바는 어떤 차이는 있을까?
한국에서는 일본의 자루소바를 흔히 ‘판메밀’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자루(ざる)에 메밀을 담아 내놓아 ‘자루소바(ざるそば)’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그릇에 담는다는 뜻의 모리소바와 자루에 담는 자루소바는 담는 그릇과 김을 올렸는지 여부에 따라 서민과 상류층의 음식으로 분리했다고 한다. 그렇다 보니 아무래도 서민들이 먹었다는 모리소바보다 자루소바는 더 좋은 질의 메밀가루를 사용해 조금 더 고급스러웠다고 한다.
같은 듯 다른 자루소바(左)와 모리소바(右)
김을 얹은 면을 쯔유에 찍어 먹는 자루소바이다
소바에 대해 알아봤으니 이제 맛있게 먹는 법에 대해 알아보자.
소바는 뭐니뭐니해도 구수한 메밀의 향을 즐기는 게 기본!
그렇다면 아무것도 묻히지 않고 메밀 본연의 구수한 풍미를 즐겨보자. 그리고 약간의 소금으로 메밀의 은은한 단맛을 끌어 올려도 좋다. 맛 중에 가장 반응속도가 빠른 맛이 바로 짠맛으로 소금을 더하면 극강의 메밀 향과 맛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방법 같다.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매우 낯선 방법으로 보통은 쯔유를 찍어 먹는 게 대부분인데 그것도 푹 담그는 게 아니라 쯔유의 맛이 입술에 닿을 정도로 소량의 쯔유를 면에 발라 먹는 방법으로 즐긴다고 한다.
메밀은 생산지, 생산 후 보관 기관, 보관 방식, 제분 방식, 반죽, 삶은 시간은 물론이고 그날의 온도와 습도에 따라서도 맛의 차이가 날만큼 민감한 식재료로 그래서 직접 제분하고 자가제면을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날의 소바와 쯔유 컨디션을 본다는 느낌으로 살짝만 맛보기! 그게 힘들다면 면의 3분의 1정도만 살짝 담그는 정도가 딱 좋은 밸런스라고 한다.
자가제면으로 갓 뽑아낸 소바면
곁들임 재료들로 다양한 풍미를 즐겨보자.
기본적으로 양념의 역할은 맛의 포인트를 주고 부족한 영양소를 채워주거나 소화를 돕는 용도로 파와 와사비 그리고 간 무 정도 일 것이다. 파는 메밀에 풍부한 비타민B1 흡수를 돕고, 와사비는 살균 작용을 하며, 매운맛의 무는 소화를 돕고 소바가 지닌 단맛을 끌어낸다고 한다.
와사비와 파도 쯔유에 넣어 먹는 게 대부분인데 원래는 메밀에 매번 조금씩 올려 먹는 게 맛있게 먹는 방법이라고 한다. 또한 쯔유 없이 메밀과 양념만으로 먹어보는 것도 각각의 원재료의 향과 맛을 즐길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한다.
온천계란, 야채, 유부, 튀김 부스러기 등 푸짐하게 올린 고명을 골고루 비벼서 먹는 타누키 소바
신선한 레몬을 주문 즉시 짜서 만든 상큼하고 시원한 레몬소바
소리도 맛이 있다?! 그야말로 면은 면치기가 진리다.
메밀의 향을 보다 깊게 즐길 수 있는 방법으로 몇 번 정도 씹어 삼키는 방법을 추천한다. 비교적 소화가 잘 되는 재료라 그런 방법으로 먹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식사할 때 먹는 소리를 내지 않는 것이 기본이지만 메밀은 오히려 후루룩 소리를 내며 먹어야 공기와 함께 진한 메밀의 고소한 향과 풍미를 제대로 즐길 수 있다고 한다. 반대로 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입안에 면을 밀어 넣거나 끊어 먹으면 그 맛을 느낄 수 없다고 하니 소바를 맛있게 먹고 싶다면 후루룩 소리와 메밀 특유의 향까지 즐겨보자.
소바를 끓이고 난 물인 소바유, 수용성 루틴이 풍부하게 녹아 있다.
‘찍먹’ 타입도 있지만 국물을 부어서 나오는 ‘부먹’ 타입의 소바도 있다.
교토의 명물, 니싱소바
소바 위에 어떤 토핑을 얹는지에 따라 간장과 설탕으로 맛을 낸 아부라아게(油揚げ:두부를 얇게 썰어 기름으로 튀긴 유부)를 올린 ‘키츠네(きつね)’, 아게다마(揚げ玉:밀가루를 기름으로 튀김 부스러기)를 토핑한 ‘타누키(たぬき)’, 채소와 어패류 텐뿌라(天ぷら:튀김)를 더한 ‘텐뿌라(てんぷら)’, 토로로(とろろ:마를 갈아 점성을 살린)를 올려 먹는 ‘토로로(とろろ) 소바’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특히나 교토의 명물로 말림과 훈제를 반복하고 미림에 조려낸 청어를 올린 니싱소바(にしんそば)는 온소바로 국물과 면 그리고 청어와의 조화가 남다르다.
그래서 오롯이 면의 풍미를 즐기며 먹는 자루소바도 맛있지만 토핑 가득한 소바로 풍부한 맛을 즐길 수도 있다. 소바 맛있게 먹는 법은 식재료 본연의 맛을 제대로 느끼는 것이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이 아닐까 싶다. 무더위에 지친 입맛 되살려주는 ‘소바’ 맛있게 즐기고 건강한 여름을 나자!
은나라
여행/맛집 인플루언서
전세계 여행과 유명맛집을 리뷰하는 파워블로거이자, @eunnara_traveling /@lulurala_eunnara 인스타그램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서울시는 물론 미국/호주/태국/일본/괌/사이판 관광청 및 포시즌스/리츠칼튼.. 터키항공/에어아시아 등 전세계 여러 호텔 • 항공사들과도 협업하며, 가장 트랜드한 여행/맛집 정보를 전달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