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계보들도 많지만 이 글은 우리나라 면 맛집을 발품 팔아 모아 둔 박정배 작가의 아카이브라고도 할 수 있는 귀한 자료로 각 지방마다 특색 있는 면을 작가가 직접 맛보고 작가의 견해로 가장 맛있는 맛집을 총망라하였다. 박정배 작가의 개나리 봇짐을 따라 면 맛집 대동여지도 여행을 떠나 보시기 바란다. 왜 냉면이 빠졌냐 라고 물으신다면 다음호를 기대해 달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누들플래닛 웹진 6월호 제목이 “한·중·일 여름면”이니 냉면은 Coming Soon! (편집자 주)
이응희 [옥담시집] 玉潭詩集
“어느 누가 국수를 만들었나
그 맛이 무엇보다 매우 좋네
반죽을 눌러 천 가락을 뽑고
식칼로 썰어 만 가닥을 만든다
손님 대접해 배를 실컷 채우니
능히 군자의 배를 헤아릴 수 있어라
세 사람이 먹기를 기다리지 않는다는
그 말이 참으로 무방하다 하겠네”
잔치국수, 칼국수, 냉면, 막국수로 크게 분류되는 우리나라 국수는 작게 분류하면 N개의 면과 국물의 변주곡이다. 가짓수가 차고 넘친다. 전국 팔도에 국수문화가 없는 지역이 없을 정도로 우리나라는 국수의 나라인 것이다. 어느 지역에서나 흔한 건 메밀이었고, 척박한 땅에서 잘 자랐다. 춥고 척박한 땅의 북쪽 지방은 메밀가루에 전분을 섞어 국수를 만들어 먹었고, 남쪽 지방에서는 밀가루와 옥수수, 칡 등 곡물가루를 섞어 국수 요리를 즐겼다. 모양도 맛도 천차만별이고 지역별 국수가 만들어지고 유명해지는 과정을 맛보는 재미 또한 즐거움이다.
생각만해도 즐거운 여행, 행복의 음식인 국수 여행을 떠나보자.
음식은 장맛, 강원도 장칼국수의 힘
강원도 하면 차가운 막국수가 떠오른다. 맑고 시원한 국물에 메밀면이 슴슴한 자연의 맛이다. 그런데 강원도를 대표하는 면의 강자가 하나 더 있다. 멸치국물에 고추장이나 된장을 풀어 탁하고 붉은 육수를 만들어 거기에 밀국수를 말아 먹는다. 강릉에서 속초로 이어지는 동해안과 정선과 원주의 내륙에서 울진 아래까지 그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고추장과 된장이 들어갔다고 주장하는 듯 붉고 걸쭉한 국물, 손반죽 티를 내며 뽐내는 구불구불 불규칙한 면발들, 강원도의 상징인 감자와 호박이 김가루와 함께 올려진 장칼국수다. 국물은 개운하다. 눈을 의심할 만큼 고소하다. 맵기보다 진한 맛을 더한다. 고들고들한 면발과 개운한 국물의 조합이다.
장칼국수 또한 1970년대 분식 장려 운동 때 생겨난 음식 문화다. 속초와 강릉 동해 일대에는 멸치육수를 기본으로 고추장과 된장이나 고추장과 막장을 섞어 만든 국물을 기본으로 한다. 가게에 따라 홍게·조개·오징어·새우 등 다양한 해산물을 넣고, 꾸미로 감자·호박·파에 김을 얹는 것이 이 지역 칼국수집들의 공통점이다.
Best Pick!
속초 : #옛날수제비 #왕박골장칼국수
강릉: #현대장칼국수 #금학칼국수 #벌집장칼국수
원주 : #장수칼국수 #영월장칼국수 #원주칼국수
속초왕박골장칼국수
Ⓒ박정배
강릉벌집장칼국수
Ⓒamychoi29
세상 밖으로 나온 화전민들의 음식 ‘막국수’
강원도와 함경도에 이르는 깊은 산속에 살던 화전민에게 메밀은 중요한 작물이었다. 일제강점기에 화전민 수는 100만명이 넘었다고 한다. 불이 휩쓸고 간 땅은 처음엔 기름지다. 수수·밀 ·보리 같은 작물이 자라던 땅에 양분이 사라지면 메밀을 경작했다. 대한민국 막국수 로드의 출발지는 바로 춘천이다. 춘천지역의 화전민과 사람들은 메밀로 만든 국수를 ‘막국수’라 불렀다. 막국수는 메밀의 특성상 손님이 오면 만들어야 하는 국수라서 ‘방금’ 만든이라는 뜻의 막이 붙었다는 것이 가장 유력한 설이다. ‘막국수란 단어를 1970년대 막국수가 대중적으로 유행하면서 생겨난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어른들의 증언을 보면 해방 이전에도 이미 사용된 단어임을 알 수 있다. 화전민의 해체와 막국수의 대중화가 공교롭게도 맞물려 화전민들의 음식이던 막국수가 세상 밖으로 나왔다고 추정해도 무리가 없다. 70년대 중반 춘천은 소양강 댐과 몇 개의 댐이 건설되면서 전국적인 관심을 얻게 된다. 전국에서 노동자들이 몰려들었다. 저렴하고 맛있는 막국수는 배고픈 노동자들에게 엄청난 인기를 끌게 된다. 춘천 주변의 군부대를 제대한 젊은 군인들이 가세해 막국수의 명성은 강원도를 넘어 전국으로 확산된다. 지금의 막국수 명가들이 1970년대에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이런 사회적 배경과 궤를 같이 한다.
Best Pick!
춘천 : #샘밭막국수 #유포리막국수 #남부막국수
인제 원통 : #명가 남북면옥 #서호순모밀국수 #전씨네막국수
춘천막국수 Ⓒ박정배
검은 마성의 국민 외식메뉴 ‘짜장면’
한국을 대표하는 중국계 비빔 면인 짜장면은 인천에서 시작되었다. 1930년대 신문이나 잡지, 소설에는 중화요릿집에서 짜장면을 판 기록이 여럿 남아 있다. 1960년대 분식장려운동이 본격화되면서 춘장을 이용한 한국식 짜장면은 국민적 외식으로 등극한다. 20세기 초 인천 차이나타운에서 영업하던 식당 가운데 지금까지 정확하게 대를 이어온 곳은 없다. 차이나타운의 상점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식당들은 거의 기업형에 가깝다. 현재 60여 곳이 넘는 상점들이 성업 중이다. 짜장면뿐만 아니라 한국식 중국요리에는 전분이 많이 들어간다. 물전분을 넣는 기술은 한국식 중국요리의 모태인 중국 산둥요리의 핵심 조리기법으로, 맛을 오랫동안 지속시키는 효과가 있다. 배달용으로 많이 시켜먹는 우리 문화에 적합한 기술이기도 하다. ‘거우치엔’이라 불리는 이 기법은 전분을 물에 풀어 걸쭉하게 마무리하는 것이다. 요리가 천천히 식게 하는 역할을 하고, 또 요리가 다 식었을 때에도 재료에서 수분이 빠지면서 그 수분이 재료의 맛과 섞여 요리의 맛이 변질되는 것을 방지하는 기술이다. 중국의 자장멘이 한국에서 짜장면이 되는 과정 속에 가장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인천의 차이나타운을 빼고 과연 짜장면을 논할 수 있을까? 인천의 차이나타운에 있는 짜장면박물관에 추억여행 겸 들러 보는 것도 좋다. 그리고 아직 소박한 옛날 짜장면집의 멋을 풍기는 신승반점에 들러 간짜장과 일반짜장 한 그릇씩 시켜 나눠 먹는 것도 좋겠다.
Best Pick!
#신승반점 #연중반점
인천 차이나타운의 짜장면 Ⓒ박정배
밀가루 반죽에서 태어난 칼의 노래 ‘칼국수’
칼국수는 정직하고 무섭다. 칼국수는 손으로 면을 반죽해야 하고 칼로 썰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재료를 구분하지 않으며 육수를 가리지 않는다. 면이 투박하고 단면이 칼날처럼 선명하면 그 모든 것에 칼국수란 이름을 붙여준다. 손쉬운 요리법으로 칼국수는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아왔다. 어머니의 지휘 아래 가족들이 모여 면을 반죽해 밀대로 밀어 수제비를 빚거나 칼로 썰어내 국수를 만들어 먹던 일은 불과 몇 십 년 전만 해도 우리 일상의 한 모습이었다. 칼국수는 인간의 정성과 사랑의 숨결이 가장 직접적이고 정직하게 반영된다. 우리네 어머니들이 자식들을 위해 만들던 그 칼국수가 면면이 이어져 대한민국 구석구석, 지금 전국적인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대구는 면의 도시라 불릴 만큼 칼국수가 유명하다. 칼국숫집에 가장 많이 붙는 이름이 ‘할매’인데, 대구에도 유명한 할매칼국수 가게들이 많다. 안동의 국수문화와 국수 건조가 쉬운 대구의 더운 기후, 부산의 밀 하역소와 제분 공장 같은 시설, 1960년 이후 공업의 발전으로 인한 인구 급증 등의 여러 요인으로 대구는 분식 문화와 경상도 사람들에게 익숙한 칼국수의 본향으로 자리 잡는다. 1980년대말 까지만 해도 대구가 전국 국수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했다고 알려져 있다. 멸치 육수에 얼갈이·청방배추를 주로 사용한다. 웃기로는 다진 소고기, 볶은 호박채, 김 정도만 들어간다.
Best Pick!
#명덕할매집 #경주할매칼국수 #금와국수 #태양칼국수
대구 서문시장 칼국수 거리
Ⓒ박정배
대구 동곡할매칼국수
Ⓒ박정배
대구 경주할매칼국수
Ⓒ박정배
대구 명덕할매칼국수
Ⓒ박정배
또한 칼국수로 유명한 도시로는 대전을 빼놓을 수 없다. 대전의 칼국수 명가들의 역사는 1950년대 후반에서 1960년대 초반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대전에 한국전쟁 직후 원조받은 밀을 전국적으로 보낼 보관소가 생긴 것도 큰 영향을 미쳤다. 대전에서 가장 오래된 칼국수집으로 알려진 대선칼국수는 1958년에 문을 열었고 대전역 앞에 있는 신도칼국수는 1961년에 개업했다. 대선칼국수와 신도칼국수가 멸치육수를 기본으로 한다. 1975년 대흥동에 문을 연 공주분식의 등장으로 대흥동 칼국수거리가 조성된다. 공주분식은 이전의 하얀 국물과 달리 빨간 얼큰이 칼국수와 고명으로 올라간 푸짐한 쑥갓으로 칼국수 대중화에 기여한다.
Best Pick!
#대선칼국수 #신도칼국수 #스마일칼국수(대전 대흥동) #공주분식
대전 공주분식 칼국수 Ⓒ박정배
칼국수와 만두가 합을 이룬 원주의 명물 ‘칼만두’
원주는 장칼국수와 막국수가 유명하고 만두국과 칼만두가 더 유명하다. 만두국과 칼만두는 사실 한 몸 같은 음식이다. ‘칼만’이라고도 줄여 부르는 칼만두국은 만두국과 칼국수가 결합된 원주만의 독특한 면문화다. 1978년부터 시장 주변에 하나둘씩 들어서기 시작한 손만두와 칼국수를 팔던 노점상들은 시장안에 점포를 두고 영업을 하고 있다. 시장 내에서 가장 오래된 집은 ‘할머니만두’다. 김치와 당면 녹두가 주로 들어간 만두 속은 주를 이루는 김치 덕에 붉은 기운을 감추지 못한다. 칼국수와 만두가 합을 이룬 칼만두를 원주의 명물로 만든 방본인은 억척스런 할머니들이다. 원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 중의 하나가 칼만두다. 어느 식당을 가더라도 손으로 빚은 만두와 칼만두를 판다.
Best Pick!
#원주김치만두 #우리 왕만두 #예진네 만두 #나래분식
원주 칼만두 Ⓒ박정배
민물고기 잡아 끓여 먹던 천렵의 산물 ‘어탕국수’
지리산 자락에 자리잡은 함양과 산청에는 어탕국수가 유명하다. 여름철 냇가에서 민물고기를 잡아 국을 끓여 먹던 천렵이라는 물고기잡이에서 부터 시작된 문화다. 천렵국수, 어국수, 생선국수라고도 불리며 독특한 맛으로 유혹하는 별미 중의 별미이다.
특히 함양군청 인근에 자리 잡고 있는 어탕국수 전문점 ‘조샌집’은 어탕국수를 1970년대 초에 처음 선보인 집이다. 어탕국수는 피라미, 붕어, 메기 등 민물 잡고기를 푹 고아 뼈를 추려내고서 갈아 얼갈이배추(늦가을이나 초겨울에 심어 가꾸는 배추)와 국수를 넣어 뚝배기에 내놓는다. 방아잎과 산초가루를 살짝 넣어 먹는게 특징이다.
함양보다 시작은 늦었지만 산청의 어탕국수는 더 유명하다. 전국에 ‘지리산 어탕국수’나 ‘산청어탕국수’의 상호를 사용하는곳이 경남에는 많다. 산청에서도 어탕국수를 대표하는 지역은 생초면이다. 경호강에서 잡히는 피리, 붕어, 미꾸라지 등의 민물고기를 뼈째 푹 곤 국물을 이용하고 화한 맛을 내는 천초 가루와 경남지역 사람 들이 즐겨 먹는 방아 잎의 경우 민물고기의 비린 맛을 잡는 것은 물론 풍미도 더해준다.
Best Pick!
#조샌집(함양) #생초식당(산청)
함양 조샌집 어탕국수 ⓒ2020아이리스
모디 모아 푸짐하게 끓여내는 ‘모리국수’
모리국수는 숲을 말하는 일본어 모리(森, 풍성하다)에서 왔다는 설과 싱싱한 생선을 ‘모디’(모아의 사투리) 넣고 여러 사람이 ‘모디가 먹는다’고 해서 ‘모디국수’가 됐다는 설이 있다. 어부들을 위해 팔다 남은 생선과 국수, 얼큰한 양념으로 푸짐하게 끓여낸 서민형 음식이다. 대게와 다시마로 육수를 낸다. 그 육수를 넣은 커다란 양은냄비에 아귀, 물메기, 미더덕, 대게 등 어패류와 콩나물, 고춧가루 양념을 넣고 대구의 넓적한 풍국면을 넣어 삶는다.
Best Pick!
#까꾸네 모리식당
모리국수 ⓒHYEONY_1004
북한의 냉면이 피난 와서 만들어진 ‘밀면’
밀면은 피난의 음식이다. 6·25 전쟁 이후 생겨난 피난민촌은 부산의 가파른 산을 가득 메웠다. 함경도 실향민의 대량 이주로 시작된 부산의 냉면 문화는 부산의 번성했던 면(麵) 문화가 함경도의 회국수 문화와 만나 ‘밀면’이라는 새로운 면 문화를 만들어낸다. 밀면은 초기에는 ‘밀냉면’, ‘부산냉면’, ‘경상도냉면’으로 불렸을 만큼 냉면의 영향이 강했다. 밀면은 밀가루를 메밀면 제작 방식인 압출 방식으로 뽑아 낸다는 것에서 한국형 고유면으로 입지를 가지고 있다. 함경도 내호에서 냉면집을 하던 실향민이 고향 이름을 따 1954년에 ‘내호냉면’을 개업한다. 밀가루 70%에 고구마 전분 30%를 섞은 밀면을 만들어 낸 것은 1959년의 일이다. 1960년대 가야밀면에서 100% 밀가루 면이 만들어지고 한약재가 육수에 들어가면서 밀면이 완성된다. 해방 이전의 부산에는 일본의 우동문화가 자리 잡고 있었다. 게다가 구포에서 생산된 구포국수 덕에 소면을 멸치국물에 삶아 먹는 문화도 상당히 대중화된 상태였다. 국물을 중심으로 한 기존의 면문화가 깊이 뿌리내린 상태에서 함흥식 면문화가 결합되어 탄생한 새로운 면은 대중을 열광시키기에 충분했다. 차가운 국물에 말아먹는 북한식 면의 특징에 쫄깃한 면발이 핵심인 부산의 밀국수와 우동문화가 만난 것이다.
Best Pick!
#개금밀면 #삼성밀면 #국제밀면 #내호냉면
개금밀면
Ⓒ박정배
국제밀면
Ⓒ박정배
내호밀면
Ⓒ박정배
가야밀면
Ⓒ박정배
14개의 국수 공장이 건져 올린 ‘진주국수’
경상도는 남해와 동해에 좋은 어장을 가지고 있어 해산물이 풍부하고, 남북도를 크게 굽어 흐르는 낙동강 주위의 기름진 농토에서 농산물도 넉넉하게 생산된다. 곡물 음식 중에는 국수를 즐겨 먹는다. 밀가루에 날콩가루를 섞어 반죽하고 칼로 썬 국수를 멸치나 조개로 우려낸 장국에 말아먹는 맛이 그만이다. 그 중에서도 경상남도 향토 음식인 조개 국수가 영향을 준 진주 국수가 있다. 조개국수에 공장제 소면을 기본으로 부추와 숙주나물 그리고 조갯살 다진 것과 고춧가루를 기본으로 한다. 1970년대 진주에 14개의 국수 공장의 영향이 크다. 진주의 된장 국수 문화도 건면을 기본으로 한 대중적 면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Best Pick!
#반천촌국수 #중앙국수
반천촌국수 ⓒgnuae
한 여름 더위는 깨는 맛 ‘전주콩국수’
전주의 콩국수 전문점들은 소바라는 일본식 메밀면의 이름은 단 가게들이 유독 많다. ‘소바’란 이름이 붙었지만 쓰유에 찍어 먹는 일본식 정통 소바와 거리가 멀다. 여름에는 면발 원료에 메밀보다 밀가루가 더 많이 섞여 있고, 국물은 그냥 콩물이다. 한 마디로 정리하면 소바콩국수다. 1950년대 중반 남부시장 주변에서 시작된 소바콩국수는 단맛이 강한 게 공통된 특징이다. 하얀 콩물에 검은색 소바, 마치 흑백사진을 보는 듯한 강렬한 명도의 대비가 인상적이다. 콩물은 달거나 짠 강한 남도의 맛을 낸다. 전주 콩국수의 공통된 특징은 국물보다 면발에 있다. 메밀 함량이 얼마 안되지만 메밀 겉껍질이나 태운 보리로 색을 낸 대중적 소바면이다. 차가운 성질의 메밀과 콩, 거기에 강한 단맛이 더해진 콩국수! 전주 사람들은 팥빙수같이 시원하고 달달한 전주식 소바를 먹으며 여름을 난다.
Best Pick!
#진주집 #금암소바 #소바가
전주 소바콩국수 ⓒ셩바의 놀고 먹는 이야기
담양의 10미 중의 진미 ‘비빔국수’
맛의 고장 담양에는 이른바 10미가 있다. 떡갈비, 죽통밥, 한정식, 한우생고기, 국밥, 메기찜, 한과 등이 유명한데 담양 관방천에 유명한 ‘국수거리가 있다. 10여개의 국수가게들이 늘어서 있다. 1970년대초반 담양 죽물시장이 섰던 자리에 국수거리의 원조집인 진우네국수집이 비빔국수와 멸치국수, 삶은 계란 세 가지가 전부인 메뉴를 팔면서 시작된 일이다. 원래부터 ‘국수거리’라는 거창한 이름이 붙었던 곳은 아니다. ‘죽물시장’이 활성화되었던 때에 새벽부터 몰리는 죽세공예제작자들을 위해 저렴하게 국수를 말아 대접하였던 것이 기원이다. 손님들 사이에서 약계란이라고 불리는 삶은 계란은 멸치 국물 등에 이틀을 삶아낸다. 국수는 소면을 사용한다.
Best Pick!
#진우네국수집
담양 진우네국수집 비빔국수ⓒlilol
P.S.: 이번 호에는 휴가철이 오기 전에 가장 먼저 알리고 싶은 국수의 종류와 국수 맛집을 중심으로 전국 지도를 구성하였다. 다음 호에는 여름면의 대표주자인 냉면 전국지도를 작성해 볼 생각이다.
글 박정배
음식칼럼니스트·음식 역사 문화 연구자
한·중·일 음식의 역사와 문화를 연구하고 글을 쓰는 사람이다.
저서로 《음식강산 1, 2, 3》 《한식의 탄생》 《만두》 등 다수가 있다. 《조선일보》에 <박정배의 한식의 탄생> <음식의 계보> 〈박정배의 미식한담> 등을 연재했고, 《중앙일보》에 <박정배의 시사음식>을 연재하고 있다.
KBS 1TV <밥상의 전설>과 <대식가들>, SBS PLUS <중화대반점>에 고정 패널로 넷플릭스 <한우 랩소디>, <냉면 랩소디> 등에 자문 및 출연했다. <소고기의 모든 것> <국물연구회> <국수학교> <음식 글쓰기> 강좌를 기획하고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