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는 조리방법의 차이에 따른, 일본의 대표적인 우동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기로 한다.
물론 여기서 다루는 우동의 종류는 가장 기본적이고 대표적인 우동,
또는 여러분이 일본 방문 시 비교적 쉽게 접할 수 있는 우동을 기준으로 알아보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그 외에도 지역별로 수많은 우동이 존재하지만, 한 번에 모두 다룰 수 없는 점 여러분의 이해 부탁드린다.
1. 가케우동(かけうどん)·스우동(素うどん)
가케우동은 가장 기본적인 우동이라고 할 수 있다. 가케는 ‘끼얹다, 붓다’ 정도의 의미로, 면 위에 육수인 다시를 ‘끼얹는’ 우동이라 하여 가케우동이라고 한다. 즉 가케우동은 면을 삶아 찬물에 헹궈 그릇에 담은 다음, 다시마나 가다랑어포 등을 끓여 우려낸 육수인 다시를 면이 잠길 정도로 붓고 잘게 썬 파와 취향에 따라 그 이외의 고명을 얹어 만드는 우동으로, 국물까지 마실 수 있다. 가케우동은 국물이 따뜻한 온우동이 기본이지만, 차가운 우동국물을 면 위에 끼얹는 냉우동도 있다.
한편, 가케우동과 비슷한 우동으로 스우동이 있다. 스우동이란 삶은 우동에 단순히 다시국물을 끼얹은 우동으로, 이때 ‘스’라는 말은, 다른 어떠한 것도 첨가하지 않음을 나타내는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아무것도 들어가지 않는 것은 아니고 파나 어묵인 가마보코 등 최소한의 재료가 들어가는 게 일반적이다. 이러한 점은 가케우동과 같다. 스우동은 보통, 옅은 맛의 다시마 간장을 사용하기 때문에 가케우동에 비해 국물의 색깔도 그리고 맛도 연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 두 우동의 명칭은 지역에 따라 다른데, 가케우동은 주로 도쿄 등 관동 지방에서 사용되는 반면, 스우동은 오사카 등 관서 지방에서 많이 사용된다. 이러한 점에서도 알 수 있듯이 가케우동과 스우동은 엄밀히 말하면 차이가 있다고는 할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거의 비슷하게 취급되고 있다.
2. 붓카케우동(ぶっかけうどん)
붓카케우동이라는 말은 츠유를 면에 직접 끼얹어 먹은 데서 유래했는데, 붓카케는 ‘세차게 뿌리다 또는 끼얹다’라는 의미다. 가가와현의 명물 우동인 붓카케우동은 면을 삶아 찬물에 헹군 후 그릇에 담는 과정까지는 가케우동과 같다. 그러나 붓카케우동은 진한 맛의 츠유, 즉 간장을 면이 살짝 젖을 정도, 즉 약 100cc 정도의 양만 면에 직접 끼얹어 먹는데, 이 또한 온우동과 냉우동이 있다. 참고로 우동면에 끼얹는 츠유(つゆ)란, 다시마, 가다랑어포, 멸치 등을 우려내 뒷맛이 깔끔한 육수에 간장, 맛술, 소금, 설탕을 넣어 맛을 낸 조미 소스를 말한다.
그럼, 여기서 가케우동과 붓카케우동의 차이점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가케우동과 붓카케우동은 우동면 자체는 같지만 붓거나 끼얹는 재료의 차이에 따라 구별된다. 가케우동은 육수인 다시를 면이 잠길 정도로 부어 먹기 때문에 다시 국물이 투명하지만, 붓카케우동은 진한 조미 소스인 츠유를 소량 끼얹기 때문에 맛도 달고 짭짤하고, 짙은 색을 띤다. 붓카케우동과 비슷한 우동으로는 면 위에 멘츠유가 아닌, 간장을 끼얹어 먹는 간장우동, 즉 쇼유우동이 있다.
3. 가마아게우동(釜揚げうどん)
가마아게우동은 면을 삶은 후 찬물에 헹구지 않고 ‘가마’에서 바로 그릇으로 옮겨 담아 뜨거운 면 위에 맛이 진한 츠유를 끼얹거나 츠유에 찍어서 먹는 우동을 말한다. 이때 가마는 ‘솥’이라는 뜻이고, 아게는 ‘건져 올린다’는 뜻이다. 따라서 가마아게우동은 솥에서 면을 건져 올려 그대로 먹는 우동을 뜻하는 말이다.
가마아게우동은 여러 종류의 사누키우동 중 하나인데, 보통 사누키우동은 삶은 면을 찬물에 헹구기 때문에 면이 쫄깃하지만, 찬물에 헹구지 않는 가마아게우동은 뜨거운 물속에서 건져 올려 바로 먹으므로 부드러운 식감을 느낄 수 있어 면의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그러나 시간이 좀 지나면 면이 불기 때문에 빨리 먹어야 한다는 점도 잘 알아 두면 맛있게 먹기 위한 팁이 된다. 가마아게우동은 식감이 부드러워 꼬들꼬들한 면을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적당한 우동이라 할 수 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가마아게우동은 온우동밖에 없다.
4. 가마타마우동(釜玉うどん)
가마타마우동은 갓 삶은 우동면에 날달걀을 넣고 잘 섞어서 간장이나 츠유 등으로 조미해 먹는 우동으로, 사누키우동의 한 종류이다. 가마타마는 가마아게우동에 날달걀을 추가한 우동인데, 이 때의 타마는 타마고 즉 달걀을 의미한다. 일본에 처음으로 우동을 들여왔다고 알려진 홍법대사한테 조카이자 제자인 치센(知泉)이라는 사람이 우동의 발상지인 가가와현 아야가와라는 곳에서 우동 만드는 법을 배워 널리 보급시켰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현재 아야가와 지역에는 우동의 발상지라는 말에 걸맞게 가마타마우동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우동전문점이나 제면소가 많다.
여기서 잠깐, 삶은 우동면을 처리하는 방법을 정리하면, 바로 앞의 설명에서도 어느 정도 알 수 있겠지만, 우동의 종류에 따라 처리 방법이 각기 다르다.
가케우동이나 붓카케우동 등은 삶은 면을 건져서 찬물에 헹군 후 물기를 빼는 미즈시메(水…締め: 물기 짜내기) 방식으로, 그리고 가마아게우동이나 가마타마우동 등은 삶은 면을 솥(釜: 가마)에서 건져서 바로 그릇으로 옮기는 가마아게(釜揚げ) 방식으로 삶은 면을 처리한다. 우리가 우동을 비롯한 면을 삶으면 대부분 면을 건져서 찬물에 헹군 후 물기를 빼는 미즈시메 방식을 사용해서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서 ‘미즈’는 물, ‘시메’는 ‘헹구어 짜다’ 정도로 이해하면 되겠다.
5. 자루우동(ざるうどん)
원래 자루란 소쿠리를 말하는데 면을 올려 놓는 판을 자루라고도 한다. 자루우동은 삶아서 찬물에 헹군 후 물기를 빼서 메밀판에 올려놓은 우동면을 별도로 제공하는 육수 즉 가다랑어포 다시로 만든 츠유에 잘게 썬 파와 와사비 적당량을 넣어서 찍어 먹는 우동을 말한다. 자루우동과 자루소바를 비교해보면 사용하는 면이 우동이냐 소바냐를 제외하면 대부분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6. 시원한 히야시우동(冷やしうどん)
히야시우동은 우동면을 삶아 찬물에 헹군 후, 얼음이나 얼음물이 담긴 그릇에 담아 잘게 썬 파와 와사비를 곁들인 츠유에 찍어 먹는 “찍먹우동”, 즉 찍어 먹는 츠케멘이다. 츠케멘의 츠케란 츠유 등에 찍는다는 뜻이다. 히야시(冷やし)는 차갑게 한다는 뜻으로 이렇게 하면 마지막까지 시원하게 먹을 수 있어서 더운 여름에 특히 인기가 높다.
그러면 자루우동과 히야시우동의 차이는 무엇일까? 면의 처리법이나 츠유 만드는 법, 그리고 먹는 방법도 거의 같지만, 삶은 면을 담는 방법이 다르다. 자루우동은 명칭 그대로 물기를 뺀 면을 메밀판, 즉 자루에 올려놓기 때문에, 먹는 동안에도 물기가 빠져 면이 약간 마른다. 따라서 찍어 먹는 츠유가 묽어 지지 않고 진한 맛이 계속 유지된다. 반면에 히야시우동은 얼음물에 면을 넣기 때문에, 먹는 동안 츠유는 점점 연해지지만, 끝까지 시원하게 먹을 수 있다는 각각의 특징이 있다.
7. 츠케지루우동(つけ汁うどん)
츠케지루우동에서 츠케는 ‘찍는다’, 지루 즉 시루는 ‘국물’을 뜻하는 말이다. 츠케지루우동은 우동면을 삶는 방법이나 먹는 방법이 자루우동과 비슷하다. 삶은 우동면을 메밀판, 즉 자루나 편백나무 틀(세이로)에 담아 놓고, 가다랑어포를 베이스로 한 육수에 돼지고기, 파, 표고버섯 등을 넣고 푹 끓여 만든 츠유에 준비해둔 우동면을 찍어 먹는다. 이때 자루우동과 다른 점은 찍어 먹는 츠유에 있다. 좀더 자세히 말하면 자루우동은 내용물이 들어있지 않은 차가운 츠유에 찍어 먹지만 츠케지루우동은 보통 건더기가 있는 뜨거운 츠유에 찍어 먹고, 경우에 따라서는 츠유를 식혀 내어놓는 곳도 있다.
8. 미소니코미우동(味噌煮込みうどん)
아이치현 나고야의 명물 면요리인 미소니코미우동은 특이하게 적갈색 일본식 된장인 핫초미소를 푼 육수에 면과 여러 가지 재료를 넣고 푹 끓인 나베우동이다. 니코미(煮込み)는 ‘푹 끓인다’는 뜻인데, 미소니코미우동에 사용하는 면은 소금을 넣지 않고 담수를 사용하고, 찰기를 높이기 위해 우동면을 발로 밟아 반죽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 우동은 전국 각지에서 접할 수 있지만, 특히 아이치현의 향토 요리로 유명하다. 미소니코미우동은 작은 1인용 뚝배기인 나베에 우동을 끓여 그대로 식탁으로 내오는 경우가 많다.
9. 나베야키우동(なべ焼きうどん)
조리방식과 먹는 방법은 ‘미소니코미우동’과 유사하지만, 명칭은 야키우동처럼 ‘야키’라는 명칭이 붙는다. 야키라는 이름은 붙지만 명칭처럼 굽거나, 또는 야키우동처럼 볶거나 하지 않고, 푹 끓이는 니코미우동의 한 종류이다. 에히메현 마츠야마시의 소울 푸드로도 알려져 있는 나베야키우동은 1인용 일본식 뚝배기인 도나베에 일본식 배합간장인 츠유, 정확히 말하면 면에 사용하는 맨츠유와 우동을 넣고, 그 위에 일반적으로는 가마보코, 표고버섯, 새우튀김, 날달걀 등을 올려 끓인 우동이다. 우동이 음식의 재료 쓰여 우동의 한 종류로 취급되기도 하지만, 다른 식재료를 많이 넣고 도나베에 끓여 조리하다 보니 이른바 일본식 전골요리라 할 수 있는 나베요리의 일종으로 취급되기도 한다. 또한 이 경우 조미료로 미소된장을 사용하게 되면 바로 앞에서 다룬 미소니코미우동이 된다.
10. 야키우동(焼きうどん)
야키우동은 삶은 우동면에 채소와 고기를 넣고 소스에 볶는 볶음 우동으로, 처음에는 기타규슈의 고쿠라에 있는 한 식당에서 개발되었다. 야키소바에서 면만 우동면으로 바꾸면 야키우동이 된다. 야키소바 면은 중화면을 쪄서 식용유로 버무려 만들기 때문에, 볶았을 때 면과 면이 엉겨붙지 않고 잘 풀어진다. 야키소바는 뜨거운 철판 위에 기름으로 지져 먹는다는 느낌으로 볶아 만드는 반면, 야키우동은 미리 삶은 우동면으로 부드럽게 볶아 만든다는 점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글 정의상
現 조선대학교 일본어과 교수
일본 오사카 국립대학 대학원 일본학과 문학박사(현대 일본어학 전공) 前 한국 일본어 통번역 학회 회장
한국일어일문학회 기획이사 한국관광공사 일본 사업 부문 심사위원 및 자문 위원
음식의 역사와 문화에 관심이 많고, 직접 요리를 만들며 전문지식까지 갖춘 일본 문학 박사인 정의상 교수는 일본어를 통해 일본의 여러 문헌들을 접하고 공부하며 일본의 면麵 세계를 탐험해 온 지식인이다.
일본어를 통해 쌓아온 일본 음식 문화에 대한 강의를 준비 중이며, 그 열정과 지식 수준이 남다르다는 것을 책을 통해 알 수 있다. 일본어 공부에 대한 수많은 책을 저술하였으며 베스트셀러 또한 많이 있다. 그중에서 일본 음식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담은 『문화로 맛보는 맛있는 일본 요리』는 일본 음식문화에 대한 궁금증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책으로 추천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