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끔하고 진한 국물이 특징인 소고기 쌀국수(Phở Bò)는 뜨끈한 국물이 해장에도 제격이다. 진한 국물이 현지 느낌을 완벽 재현한 이곳에선 일단 맑은 국물 그 자체를 즐기다가 굴소스나 핫소스 혹은 피시소스, 라임, 월남고추 등을 첨가해 취향에 맞게 먹으면 깊은 고기 육수에 신맛, 매운맛, 단맛 등 다양한 풍미가 더해져 더 깊은 감칠맛을 즐길 수 있다.

베트남 호치민 스타일 쌀국수인 호띠우(Hú Tiếu)는 사골로 우려낸 진한 육수에 새우, 야채 등 다양한 재료가 들어있어 은은한 단맛이 감도는 육수에 숙주를 넣어 먹는 방식으로 향신료를 최소화하고 숙주도 넣지 않아 소고기의 진한 육수를 즐기는 하노이 스타일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레몬그라스와 고추기름, 맘 루옥(새우소스)로 맛을 낸 베트남 중부 후에 지역의 매운 쌀국수인 분 보 후에를 연상케 했던 분 깐 조(Bún Canh Chua)는 똠얌 쌀국수로 새우와 토마토를 올려 시큼하면서도 매운 맛이 특징인데 아무래도 베트남식 똠얌이라 그런지 제 맛을 느낄 수 없어 아쉬웠다.
쌀국수과 함께 반미(Bánh mìㆍ고기 듬뿍 들어간 베트남식 바게트 샌드위치)와 짜조(Cha Gioㆍ고기와 채소로 속을 채운 라이스페이퍼 롤 튀김), 고이 꾸온(Gỏi cuốnㆍ신선한 채소와 고기 등 다양한 속재료를 라이스페이퍼 롤)를 함께 즐겨도 좋다. 베트남 느낌 가득한 야외 테라스에서 시원한 맥주 한잔이면 베트남에 온 기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코코넛밀크와 칠리페이스트를 넣은 똠얌꿍 쌀국수, 똠얌 남콘(ต้มยำน้ำข้น)은 똠얌꿍 특유의 새콤한 맛에 한국인이 사랑하는 얼큰함 그리고 숙주와 푸짐하게 들어간 해물이 자아낸 시원함이 살아 있는 진한 국물로 몇 모금만 들이켜도 온 몸의 땀구멍이 열리는 게 감기기운 등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해장이 필요할 때 이거 한 그릇 먹고 나면 개운해지는 느낌을 경험할 수 있다.
맛도 분위기도 태국여행의 그리움이 새삼 솟아오르는 곳으로 랭쌥도 하는 김에 찜쭘은 안 하냐고 묻고 싶을 정도였다. 쌀국수 너머로 펼쳐지는 태국 맛의 향연을 즐기고 싶다면 찾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