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서 한국인 남편을 따라 한국에 왔다.
남편 입맛은 잡았으니 한국 사람 입맛도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이제 1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곳,
사장님 부부의 진솔하고 맛있는 인생 이야기를 담았다.
Q1.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태국 방콕에서 2023년 8월 한국 남편 따라 온 벤짜깐 통껏입니다.
Q2.
미인대회 출신이라는 독특한 이력을 갖고 계셔서 다른 일의 기회가 많으실 텐데 요리와 요식업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미스 방콕 입상은 11년 전입니다. 태국은 신분이 높지 않으면 기회가 적은 나라여서 제겐 그 문이 좀 좁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방콕에서도 어머님께서 식당을 하고 계시고 어릴 때부터 요리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Q3. 음식점을 처음 시작할 때 가장 큰 도전은 무엇이었고, 어려움은 없었나요?
남편의 권유로 처음 외식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태국 음식에 자신도 있었고요. 남편 입맛은 제가 이미 사로 잡았으니까 한국 사람들 입맛도 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도전에 성공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언어가 잘 통하지 않아서 남편 도움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게 아직은 어렵습니다. (사실 통역도 남편이 해 주셨다.)
Q4. 태국 현지의 맛을 재현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신지요? 현지의 식재료와 다른 점이 있을 텐데 어떻게 공수하는 지 궁금합니다.
태국에서 어머니가 식당을 운영하시니까 식당 직원분들이 매 주 항공으로 현지 식재료를 배송해 줍니다. 태국 현지의 맛을 내려면 무조건 현지 식재료를 사용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이고요. 특히, 소스는 현지 식재료가 아니면 그 맛을 내기 어렵기 때문이에요.
태국 현지에서 공수해 온 식재료를 사용하는 미스뱅콕
Q5. 사장님께서 가장 자신 있는 태국 음식과 고객들께 추천하고 싶은 메뉴는 무엇인지 알려주세요.
거의 모든 태국인들이 그렇듯이 태국 길거리 서민 음식인 국수를 제일 좋아합니다. 특유의 향신료 맛에 어릴 때부터 먹어 익숙하고요. 국수요리 외에는 똠양꿍과 뿌팟퐁커리와 랭썹을 좋아합니다.
태국 당면으로 요리한 얌윤센과 꿍옵윤센
Q6. 태국의 면 요리 중에서 유명한 메뉴 소개를 부탁드릴게요. 그리고 한국 면요리와 태국 면요리의 차이점도 궁금합니다.
태국 면요리는 크게 쌀국수를 사용하는 팟타이와 꾸웨띠아우가 있고, 눅두 당면을 사용하는 꿍옵운센과 양운센이 있습니다. 저희 가게에서 사용하는 면은 태국에서 공수해 오고 있어요. 쌀국수는 태국에 OEM하는 한국 제품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면요리는 국물이 매우 다양하고 볶음면은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어요. 특히, 차가운 국물의 냉면이나 콩국수는 태국처럼 더운 나라에도 없는 면요리라 독특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태국은 볶음면이나 비빔면이 매우 발달해 있어서 그런 점에서 큰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Q7. 미스뱅콕의 향후 계획이 궁금합니다. 추가 지점 오픈 계획 등이 있을까요?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요리를 하면서 계량화하고 시스템으로 만드는 작업 등 어려운 일이 많아서 아직 시작을 못하고 있어요. 언어 공부를 좀 더 하고 천천히 준비해 보겠습니다.
짧은 인터뷰지만 벤짜깐 통껏 사장님의 미소처럼 진솔하고 담백한 이야기들이 오고 갔다. 사장님 말씀대로 언어가 잘 통하지는 않았지만 음식에 대한 열정과 맛에 대한 자부심은 얼굴에서 그대로 읽을 수 있었다.
끝으로, 남편 사장님의 독특한 이력을 소개하지 않을 수 없었다. 사장님께서는 한국에서 여의도에 근무하는 증권맨 이었다고 한다. 어느 날 쉬고 싶다는 생각에 휴직계를 내고 태국에 한달 살기를 하러 떠났는데 “이 더운 나라에 우리나라 팥빙수를 하면 잘 팔리겠다.”는 생각이 스쳤고 바로 가게를 오픈했으며 그 이름은 “First Snow”라고 한다. 태국에서 60개 이상의 프랜차이즈 지점이 생겨 날 정도로 인기였으며 방송에도 여러 차례 소개되는 등 그야말로 히트 상품이었다고 한다. 사실 태국 사람들은 눈을 보러 다른 나라로 떠나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얼마나 그 감성이 독특하고 반가웠겠는가? 잘 나가던 그 시절 미스뱅콕 출신의 부인을 만나 결혼도 하게 되었다. 하지만 사업이라는 게 그대로 쭉 되라는 법이 없어서 어려움도 겪었다고 한다. 지금은 2개 정도의 직영점만 운영하고 있다. 아이의 교육때문에 한국으로 돌아왔고, 지금은 마곡동에서 부부의 맛있는 이야기를 써 내려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