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사랑, K푸드의 산실. 경기대학교 외식조리학과를 가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글로벌 외식 전문가를 양성하고 있는 경기대학교 외식 조리학과는 대한민국 최초의 외식조리학과이며 1995년 학과 설립 이래 30년의 역사를 통해 대한민국 외식산업의 중추 역할을 담당해 오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와 미국에서 K푸드의 파인다이닝 사업을 이끌고 있는 밍글스의 오너셰프인 강민구 셰프를 비롯해서 중식의 박은영 셰프, 구본길 셰프 등 방송에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셰프들은 물론 호텔, 프랜차이즈, 식품업계 등 다양한 외식 분야에서 동문들의 활동이 눈부신 곳이다.
이론과 실기 겸비, 국제 무대 진출, 외식문화인 양성을 위해 될성부른 떡잎에 토양을 제공하는 곳! 누들플래닛 2024년 5월호는 경기대학교 외식조리학과의 학과장 한경수 교수님과 6명 학생의 인터뷰에서 K푸드의 미래를 확인하고 왔다.
요리는 AI 시대의 대체불가 영역!
외식산업 트렌드의 현재와 미래를 함께 논하다.
경기대 외식조리학과 학장 한경수 교수
공과대학 식품공학 학부와 외식급식경영 석박사 출신으로 경기대학교 외식조리학과의 커리큘럼을 외식 산업인 양성이라는 큰 그림으로 설계한 장본인이다. 그의 활동은 캠퍼스에 머무르지 않고 대한민국 외식과 식품 산업 전반에서 교류와 협력을 통해 이론과 실무에 반영되고 있다. 제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AI가 대체할 수 없는 감각의 영역을 강조하는 한경수교수와 함께 대한민국의 외식 산업 미래로 잠시 여행을 떠나보자!
Q1. 교수님 간단한 이력 설명 부탁드립니다.
현재 경기대학교 호텔 외식경영학부 외식 조리과 교수입니다. 작년 7월 부터 경기대학교 관광 문화대 학장이 되었습니다. 올해에는 한국 급식 외식 위생학회 회장을 하고 있습니다. 연세 대학교 출신이고 경기대학교는 99년도부터 25년 되었네요.
Q2. 경기대학교 외식조리학과의 특징을 간단히 설명해 주세요.
경기대 외식조리학과는 95년도에 시작했는데 한국 내 종합대학에서 외식 조리과를 만든 첫번째 학교입니다. 그 당시에 저희가 교과 과정을 다 만들었고, 그 커리큘럼을 보내 달라고 많이들 찾아오셨었습니다. 우리나라 외식조리과를 보게 되면, 식품 영양쪽으로 농대나 가정대, 경영대나 사회과학부 소속에 있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저희는 관광대학 소속으로 외식조리과를 설립했어요. 지금까지도 그 소속을 지키고 있어 저희가 그 뿌리를 가지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Q3. 경기대학교 조리전공 입학 경쟁률이 50:1이라고 들었습니다. 어떤 학생들이 오나요?
맞습니다. 저희 학과의 입학 경쟁률이 굉장히 높습니다. 마치 방송의 오디션처럼 경쟁률이 어마어마합니다. 지원하는 학생들의 수준도 대단하죠. 자랑 같지만 사실입니다. 조리 전공자들은 이미 외식 조리자격증을 모두 고등학교에서 획득하고 들어오는 친구들이 대부분이에요. 어떤 친구는 가장 고난이도 시험인 복어요리 자격증까지 준비된 상태에서 입학하기도 합니다. 또 다른 축은 외식 경영과 글로벌 진출 등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자 하는 친구들입니다. 학부 선택은 호텔 외식 경영학부로 들어와서 1년 후에 외식 조리 전공 호텔 경영 전공으로 선택하죠. 입학할 때부터 사실 정해져 있는 것 같습니다. “가전공”을 선택한 후에 2학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합니다. 그래서 80명 정도 입학 후 40명 정도 조리 외식 전공을 선택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Q4. 교수님께서는 조리전공의 교육 방향을 어떻게 설정하고 계실까요?
저희 과科 명칭이 Department of Foodservice & Culinary Management에요. 외식과 조리라는 의미인데 음식의 범위가 굉장히 넓어진 만큼 푸드 서비스만 다루지 않고 음식에 대한 경영, 조리를 모두 섭렵하는 교육으로 영역이 많이 넓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조리에 국한해서만 공부하는게 아니라 구매, 인사, 홍보 마케팅까지 음식에 대한 다양한 분야를 공부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셰프만 키우는 것이 아니라 인사이트, 통찰력 등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머천다이징 하는 친구도 있고, 영화감독을 하는 친구도 있고… 학생들이 좀 더 다양한 분야로 가길 원하기도 하구요.
Q5. 교수님께서 현재 강조하고 있는 전공자의 가장 큰 덕목은 무엇일까요?
예전에는 문제 해결 능력이 중요했지만, 챗GPT로 시작된 AI시대에는 질문하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자신에게 일어난 질문을 소중하게 여기고, 나의 생각을 좀 귀하게 여기라는 말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자기에게 불현듯 떠오르는 생각이 있다면 꼭 적어 놓으라는 이야기도 많이 해줍니다. 나중에 이게 다 자산이 될 텐데 떠오른 것을 그냥 잊어버리면 없어지니까요. AI시대에는 창의적 사고 방식이 매우 중요하고, 그런 창의적 사고를 뒷받침할 수 잇는 이론적 근거를 찾을 수 있는 경로가 매우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생각! 바로 불현듯 떠오르는 나의 생각이 매우 중요한 것이죠. 그리고 이건 아주 기초적이지만 매우 중요한 덕목인데요. 외식은 혼자서 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닙니다. 그래서 서로서로에게 좋은 영향력을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Q6. 경기대학교 조리학과 출신 유명 셰프들이 많습니다. 기억에 남는 학생이나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강민구라는 친구는 현재 레스토랑이 4개를 운영하며 미국 진출까지 성공적으로 해내고 있습니다. 한식의 파인다이닝에서 가장 성공적인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또 엔젤스라고 그 친구는 이름이 어광인데 학생회장을 했었죠. LA에서 파인다이닝을 운영하고 있는데 LA타임즈에도 나올 만큼 유명해요. 또 강상욱이라는 친구는 현재 잠실 롯데 호텔의 메인 주방 책임자로 있는데 글을 매우 잘쓰는 음식 글쓰기 작가이기도 합니다. 파스타나 리조또를 코팅 펜으로 만들면 맛없는 이유 등… 아주 구체적이고 재미있는 글쓰기를 하고 있습니다. 농산물유통공사에 공공급식센터 다니는 이재상이라는 친구가 있고요. 식품 유통업계에 제자들이 매우 많이 진출해 있습니다.
Q7. 우리나라 면요리의 특징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교과서 적인 이야기 말고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간단하다’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메뉴라는 생각이 듭니다. ‘간단하다’라는 말이 사전을 찾아보면 굉장히 심화된 말이거든요. 우리가 “간단히 국수나 먹을까?” 라는 말을 하는데 사실은 국수를 먹게 되면 간단하게 먹는 것 같지만 또 융숭하게 먹게 됩니다. 단체로 국수를 해주면 간단하지만 또 대접을 잘 받은 것 같은, 간단하지만 그런 느낌이 들어서 ‘간단하다’는 말이 참 잘 어울리는 음식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면요리는 영양학적으로도 매우 훌륭한 한 끼 식사가 됩니다. 많은 재료를 우려내는 국물에 단백질이 주성분인 국수류와 “웃기, 고명, 꾸미”같은 토핑류들이 다양한 영양소들을 공급해주죠. 색채적으로도 아름답고요.
Q8. 면사랑 제품을 사용해 보신적이 있으신 지 궁금합니다! 사용해 보셨다면 만족도는 어느 정도였을까요?
제가 면사랑 진천 공장에도 다녀온 사람이에요^^ 20년 전에 다녀 온 것 같은데요. 면사랑은 한 분야에 집중해서 연구하고 사업을 몰두했기때문에 매우 전문적이고 품질 또한 우수하다고 생각해요. 면사랑이 우리나라 면의 역사를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면사랑이야 말로 대한민국의 면요리 수준을 높이고 있는 회사라고 생각하고요. 제품의 품질 하나 하나 매우 우수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셰프들 중에 면사랑 제품을 안 써 본 사람 찾는 게 더 어렵지 않을까요?
Q9. 먹방과 함께 요리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스타 셰프들이 많이 탄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계신지요.
셰프 중심의 오너 셰프가 많아지는 건 바람직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파인다이닝 외에는 서비스 파트는 모두 다 기계화되고 있잖아요? 외식 흐름이 키친 중심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에 오너 셰프가 늘어나는 것은 굉장히 긍정적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요즘같이 비용이 많이 증대하는 상황에서는 산업의 엑기스라고 생각됩니다. 고객이 왕이라고 생각했던 시대는 지나가고 있는 것 같아요. 레스토랑 오너가 행복해야만 오래 유지될 수 있거든요. 셰프 중심의 외식산업은 미래와 전통과도 연결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나치게 고객을 생각하지 말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수준으로 해야 된다는 입장입니다.
Q10. 마지막으로 현재 외식과 조리를 전공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제가 요즘 강조하고 있는 내용은 AI시대의 감수성입니다. 그야말로 외식과 조리 전공자들의 미래가 더욱 명확해지는 부분인데요. 아까도 말씀드린 것처럼 불현듯 떠오르는 나의 생각에 집중하고 그 생각을 토대로 이론적으로 뒷받침하고 진화 발전 시키고자 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환경이 열렸습니다.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잘 사용한다면 자료 수집이나 시행착오에 걸리는 시간들을 매우 단축시킬 수 있습니다. 그래서 더욱 감수성과 보이지 않는 작은 차이에 집중해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AI를 활용하고 질문할 것인가? 그것이 지금 저희가 다음 세대와 의논하고 함께 공부해야 하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교수의 업무가 이제는 가르치는 것 보다 함께 공부하고 토론하며 함께 그 길을 찾아 나서는 것이라 생각됩니다.